- 도시철도 녹산선 등 개발 호재
- 아파트값 상승률 부산서 최고
- 청약조정지역 지정 가능성

부산 강서구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8·2 대책으로 부산지역 대다수 구·군이 본격적인 조정기로 접어든 반면 개발 호재가 잇따르는 강서구에는 준수한 조건을 갖춘 대단지까지 분양 시장에 등장하면서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떴다방’까지 등장함에 따라 업계에서는 강서구가 추가 규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부산 강서구 명지동 ‘명지 더샵 퍼스트월드’ 견본주택을 둘러보려는 방문객들이 5시간 이상 줄을 서는 등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송이 기자

지난 15일 강서구 명지동에 견본주택을 연 ‘명지 더샵 퍼스트월드’에는 지난 주말에만 3만 명이 찾는 등 문전성시를 이뤘다. 지난 18일에는 평일임에도 방문객들이 5시간을 줄 서서 기다려야 견본주택 입장이 가능할 정도로 인파가 몰리면서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오랜만에 활황을 보이면서 부동산 업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견본주택 앞에는 분양권 전매 거래를 목적으로 방문객의 전화번호를 수집하는 ‘떴다방’도 등장했다. 특별공급 첫날인 19일에도 수많은 방문객이 몰려 혼잡을 빚었다. 1순위 청약일은 오는 21일이다.

‘명지 더샵 퍼스트월드’는 포스코건설이라는 1군 브랜드 파워에다 대단지 프리미엄, 더블 역세권(예정) 등 흥행 요건을 두루 갖추면서 일찌감치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최근엔 8·2 대책으로 도심 대부분이 청약조정지역(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힘을 쓰지 못하는데 반해 강서구는 그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명지국제신도시에서 분양했던 ‘e-편한세상 명지’가 당시 5000만 원 내외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던 만큼 ‘명지 더샵 퍼스트월드’는 이보다 더 인기를 끌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존 아파트 시장도 각종 호재에 힘입어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도시철도 하단~녹산선 건설 계획 등이 발표된 4월에는 1주에만 0.3% 내외로 상승해 어지간한 지역 한 달 상승률을 넘어섰다. 8·2 대책 발표 이후에도 매주 0.05~0.09% 올라 부산 평균(0.0~0.03%)을 크게 웃돌면서 부산지역 최고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호황이 향후 부동산 시장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2 대책 후속 조치에 따라 부산 전역이 집중 모니터링으로 지정된 상황에서 ‘나 홀로 호황’이 이어질 경우 추가 규제 대상 지역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집중 모니터링 지역은 청약조정지역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할 가능성도 열어놔 오히려 더 강력한 규제를 받을 수도 있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명지국제신도시는 공공택지라 1년 전매제한이 있어 중도금 대출이 안 되면 진입이 어렵겠지만 분양가가 예상보다 낮아 청약에 뛰어드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을 것”이라며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투기과열지구까지는 아니더라도 청약조정지역으로 전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