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사진)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 지원을 자진 철회했다. 김 전 원장은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 이사장 유력 후보로 꼽혀 왔다. 거래소의 수장 선정 작업이 ‘깜깜이’ 논란과 맞물려 점입가경 양상을 보인다.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김 전 원장이 ‘이사장 후보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알려왔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전날 14명으로 최종 마감됐던 차기 이사장 후보 수는 하루 만에 13명으로 줄었다.

김 전 원장이 그간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이날 자진 철회 결정은 각계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김 전 원장은 ‘일신상의 사유’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날 마감된 2차 공모 지원자 중 거래소가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관료 출신의 일부 후보가 또 다른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2차 공모에는 문재인 캠프에 몸담았던 김성진 전 조달청장과 금융당국 출신의 고위 인사 등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이들 후보가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명 등을 공개하지 않아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 앞서 거래소는 14명의 후보 중 김 전 원장을 포함한 7명의 실명만 공개했다. 후보들을 둘러싸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데도 투명성 제고는커녕 ‘반쪽 공개’만 했던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에도 “추가 지원자 중 특정 인사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거래소 노조의 ‘낙하산 반대’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그간 이사장 후보군의 정확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아 노조의 반발도 수면 밑에 있었으나 김 전 청장 등 관료 출신 유력 후보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노조가 단단히 벼르고 있다. 김재준 현 코스닥시장위원장과 최홍식 전 코스닥시장본부장 등 내부 출신 인사를 지지하는 조직 내 반발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