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명절 선물시장에서 백화점 상품권이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사용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발송인과 수령인을 알 수 없어 고객 선호가 높다는 설명이다.

28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따르면 이 점포에서 올해 추석 선물세트 판매 기간(8월 31일~9월 26일) 상품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신장했다. 전국 롯데백화점 매출로 보면 16.1% 늘었으며, 모바일 상품권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3.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도 추석 선물세트 판매 기간인 8월 25일부터 9월 26일 상품권 매출 신장률이 25.1%로 높게 나왔다. 신세계 백화점은 내부 방침에 따라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역시 한 자릿수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품권 선호 현상은 현물보다 주고받기 편하고 사용자가 다양하게 쓸 수 있어서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경우 이번 선물세트 판매기간에 상품권 법인 매출이 22% 올랐는데, 기업들이 직원 선물을 상품권으로 대거 전환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업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명절 선물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 상품권이 우세하게 나오면서 신규 유치가 늘었다”며 “유가증권의 경우 가맹점 확보가 많을수록 좋기 때문에 백화점 상품권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발송인과 수령인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도 상품권 매출을 견인하는 데 한몫했다는 견해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권은 누가 어디서 사용했는지 추적이 어려워 청탁금지법상 선물 금액 상한선인 5만 원을 넘기더라도 입증하기 힘들 것”이라며 “다만 5만 원 이하 금액의 상품권도 있어 판매 실적을 청탁금지법과 직접 연관 지어 분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장 열흘의 황금연휴를 앞두고 개인 및 법인 고객들이 상품권 구매시기를 앞당긴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