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주택가격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앞으로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국가의 주택시장 및 실물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글로벌 주택시장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주택가격은 최근 2년간 연평균 1.9% 상승하면서 올해 1분기 중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2008년 1분기)의 98.7% 수준을 회복했다. 한국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질 주택가격이 1.6%, 명목 기준 19.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각국은 과도한 주택가격 상승 및 가계부채 확대가 금융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됨에 따라 각종 금융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선진국은 주택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감소했으나 신흥국은 글로벌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중국, 태국, 홍콩 등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확대됐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001년 56.1%에서 올해 1분기 93.0%로 크게 뛰며 주요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글로벌 주택가격이 당분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미국, EU 등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진행되면서 그간 신흥국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가계부채가 주택가격의 상승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신흥국은 가계부채 규모가 금융위기 이후에도 큰 폭으로 확대되어 온 만큼 주택가격 급등락이 발생할 경우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