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세계 가전쇼서 공개 전망

- 중국 ZTE ‘액손M’ 출시
- 업계 “듀얼 스크린 폰 그쳐”
- 애플은 2020년 상용화 목표

최근 1년 사이 출시된 스마트폰의 공통적인 특징은 ‘대화면 디스플레이’다. 소비자들은 화면이 커진 스마트폰으로 동영상과 이미지 등의 콘텐츠를 한 눈에 즐긴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 손에 쏙 들어오지 않아 갖고 다니기에 불편하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는 스마트폰이 있다. 바로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foldable) 폰’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 특허청에 ‘플렉서블 전자장치’라는 이름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에 활용할 수 있는 장치의 특허를 제출했다. 공개된 스케치에 따르면 가칭 갤럭시X는 플립폰을 펴 놓은 것처럼 일자로 긴 모양이다. 렛츠고디지털 캡처=연합뉴스

폴더블 폰은 성장 둔화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획기적으로 바꿀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소비자들은 수년 전부터 ‘1호 폴더블 폰’ 탄생을 손꼽아 기다렸다. 국내외 주요 업체들도 이에 맞춰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리고 그 결실은 눈 앞에 다가왔다.

■ 점차 윤곽 드러내는 폴더블 폰

중국의 유·무선 통신장비 제조 업체인 ZTE는 자사의 스마트폰 ‘액손M’을 지난달 17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두 개로 나눠진 화면을 양옆으로 접었다 펴는 게 가능하다. 마치 책과 같다. 두 개의 화면에서는 각각 다른 프로그램이 처리된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폴더블 폰으로 불릴만 하다. 제품 출시 당시 ZTE는 “액손M이 세계 최초의 폴더블 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 개의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두 개 화면의 중간에 있는 경첩을 이용해 접었다 편다는 점에서 ‘듀얼 스크린’ 폰에 가깝다는 게 IT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엄밀한 의미의 폴더블 폰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이 제품이 주목받는 것은 ‘폴더블 폰의 상용화가 성큼 다가왔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세부 평가는 별개로 치더라도, 소비자들이 폴더블 폰의 기능을 피부로 느끼게 된 만큼 다른 업체들도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해외 IT 매체들은 삼성전자가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8’이나 2월 스페인에서 진행되는 ‘MWC 2018’에서 폴더블 폰인 ‘갤럭시X’(가칭)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IT 전문매체인 ‘폰아레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X의 디자인 이미지와 관련한 특허를 최근 한국과 미국 특허청에 신청했다.

IT 매체 ‘렛츠고 디지털’도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한국 특허청에 제출한 폴더블 스마트폰의 스케치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렛츠고 디지털이 공개한 스케치를 보면, 갤럭시X는 플렉서블(flexible)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바깥에서 안쪽으로 접히는 구조다. 제품을 펴 놓으면 플립 폰처럼 일자로 긴 모양을 지녔다. 플렉서블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자체발광형 유기물질’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 애플·화웨이 등도 상용화 박차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도 폴더블 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아이폰 시리즈에 적용될 폴더블 OLED 패널 개발을 LG디스플레이에 요청했고, 2020년까지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도 최근 “내년에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국내외 주요 업체들이 폴더블 폰 개발에 힘을 쏟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등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신기술을 중심으로 급변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 세계 폴더블 폰 판매량은 ▷2018년 70만 대 ▷2019년 320만 대 ▷2020년 1360만 대 ▷2021년 3040만 대 ▷2022년 501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작업이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어 완전 상용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의 ZTE가 지난달 17일 출시한 ‘액손M’.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