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10만 갑서 2070만 갑
- 올 반출량 7190만 갑 달해
- KT&G ‘릴’ 출시… 인기 가속화

올해 들어 일반 담배 판매량이 작년보다 큰 폭으로 줄고 있지만, 빈자리를 궐련형 전자담배가 채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을 금기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자리를 잡으면서 애연가들이 담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 궐련형 전자담배로 바꾸고 있기 때문인데, 20일 국내 최대의 유통망을 갖춘 KT&G의 궐련형 ‘릴’까지 출시되면 이 같은 추세는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민우림(34·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씨는 요즘 궐련형 전자담배에 푹 빠졌다. 일반 담배와 ‘태우는 맛’에 큰 차이를 못 느끼는 것은 물론, 담배 특유의 냄새도 나지 않기 때문이다. 민 씨는 “아내가 냄새에 매우 민감해 집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왔는데도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만 했다”며 “전자담배로 바꾼 후로는 냄새가 전혀 배지 않아 음식물 쓰레기 등을 버리면서 종종 담배를 즐긴다”고 말했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일반 담배 판매량은 약 29억1300만 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팔린 약 30억5900만 갑보다 약 1억4600만 갑 줄었다. 대신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올해 4월 국내 시장에 처음 선을 보인 궐련형 전자담배는 10월까지 반출량 합계 7190만 갑에 이를 정도로 시장을 확대했다. 전자담배의 증가 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지난 4월 10만 갑에 불과했던 반출량이 지난 7월에는 960만 갑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에는 2070만 갑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 반출은 담배 제조업체나 수입판매업자가 담배를 제조장 또는 보세구역에서 외부로 운반하는 행위로 판매 전 단계이므로 반출량을 통해 시장 추이를 가늠할 수 있다.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는 자사의 전자담배인 ‘아이코스’와 ‘글로’의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KT&G가 릴을 내놓으면서 판촉경쟁에 불이 붙으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KT&G는 후발주자지만 국내 담배업계 1위로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되는 광범위한 유통망을 갖췄다는 장점이 있다. 애연가들이 일반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바꿔 타는 추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담뱃값 인상 등으로 주춤했던 흡연율이 다시 오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기존 흡연자가 사용자로 옮겨가는 경우가 대다수다. 새로운 흡연자를 끌어들이는 효과가 작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각 사 궐련형 전자담배 비교 　 릴 lil 아이코스 iQOS 글로 Glo 제조사 KT&G 필립모리스 BAT 방식 일체형 가열기기와 충전 분리형 가열 기기와 본체 일체형 예열시간 15초 10초 40초 1회 흡연 4분20초 (모금 제한 x) 6분 (14모금) 3분30초  (모금 제한 x) 무게  90g 139g 101g 가격 9만5000 원 12만 원 9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