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원화가치 5.7% 고평가
- 추세 장기화 땐 경제 어려움”

이달 들어 가파르게 하락 중인 원·달러 환율이 한국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환율 수준과 6%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9일 ‘원·달러 환율 1100원 붕괴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의 균형환율이 1183.9원(이하 달러당)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균형환율은 국제수지가 밸런스를 맞추거나 인플레·디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는 상태가 보장되는 환율 수준을 말한다.

이달 평균 환율은 1116.0원으로 3분기 균형환율(1183.9원)보다 5.7% 낮은 수준이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7일 1097.5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9월 29일 이후 1년2개월 만에 1100원 아래로 내려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원화가치의) 고평가 추세가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가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원화가치 상승(원·달러 환율 하락)은 한국 경제의 회복세와 경상수지 흑자 지속, 정치 리스크 완화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은 소비자물가 안정과 기업의 생산비용 절감 등에 긍정적이지만,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와 수출 둔화로 인한 경제성장세 약화 등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수출 가격은 1.9%밖에 올라가지 않는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원은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한 시장안정화 대책이 필요하고, 원화 강세를 이용해 자본재 투자와 해외투자를 늘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을 촉구했다.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연구개발과 브랜드 가치 제고 등으로 수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