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무관청 승인때문에 제약 많고
- 운영사 통제 안돼 임대업자 전락
- 기타정부기관 전환해 해결 가능

시장형 공기업으로 묶여 주무관청의 과도한 간섭을 받아 항만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는 부산항만공사(BPA)가 기타정부기관으로 전환돼야 하고 부산국제항만공사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BPA를 상장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도 제안됐다.

한국사회경제연구원은 ‘세계의 부산항 도약을 위한 BPA의 조직 발전 방향’이라는 용역 중간보고서를 통해 부산항 운영 비효율로 인해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어 공기업 해제가 시급하다고 23일 밝혔다. BPA는 시장형 공기업으로 분류돼 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의 적용을 받고 있다.

철도공사, 한국전력공사 등이 이사회 결의로 진행할 수 있는 것도 BPA는 주무기관장의 승인을 받게 돼 사업 범위나 자율성에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경영평가를 의식하다 보면 제대로 된 항만 행정을 펼칠 수 없다. 이에 따라 현실적인 대안은 BPA의 자율성과 업무 범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국제교류재단,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처럼 기타 정부기관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 세계로 가는 항공 관문인 인천에 한국공항공사와 별도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있고 공항공사법과 인천국제공항공사법이 각각 있는 것처럼 BPA에 적합한 부산국제항만공사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지적됐다.

인천이 국제 환승 공항이고 부산은 국제 환적 항만이라는 점이 비슷하고 경쟁 항만인 중국, 홍콩 등이 급성장하고 있어 부산항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특별법 제정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사회경제연구원은 또 향후 BPA를 주식시장에 상장해 기업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BPA와 부산항만청으로 업무가 이원화되면서 BPA가 부두운영사(TOC)를 통제할 수단이 없어 단순 임대업자로 전락할 수 있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항만운영 조정자 역할을 하기 위해서 긴급항만운영조정권을 신설해 임대계약 체결시 반영한다고 한국사회경제연구원은 제안했다.

BPA가 항만운영 조정자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오는 2025년까지 19조 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투입해 신항을 건설하고 있지만 5개 터미널 중 4개 터미널이 외국자본이 운영권을 장악하고 있다. BPA가 공공지분을 확보하려 했지만 기획재정부는 민간시장 참여제한, 부채감축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BPA는 2015년 말부터 현대상선터미널(HPNT) 지분 인수 후 재매각하려 했지만 무산됐고 PSA가 인수해 현대상선의 모항 전용 터미널을 상실했다. 한진이 보유했던 PSA터미널(PNIT) 지분, 삼성그룹이 보유한 두바이포트월드터미널(PNC) 지분도 BPA가 인수하려했으나 외국자본이 매입해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다.

박인호 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공동 대표는 “부산항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위해서는 시장공기업 해제가 시급한 데 시간이 걸리는 문제인 만큼 우선 부산국제항만공사법 제정이라도 서둘러야 한다”며 “또 항만위원회가 출연, 출자, 사채발행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고 BPA의 자회사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밝혔다.

이은정 정유선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