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갚아야 할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에
- 기존 주담대 원금도 부채로 합산 적용
- 40세 미만 무주택 청년·신혼부부 ‘유리’
- 전세대출 이자만·신용대출은 10년분할
- 자영업 LTI·임대업자 RTI 도입해 규제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되면 대출 심사 때 소득과 부채를 더 엄격하게 살펴보게 된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금 등이 부채로 반영되면서 대출 가능 금액은 줄어들게 되지만 만 40세 미만 무주택 청년·신혼부부 등은 대출 한도가 늘어날 수 있다.

■대출한도, 젊은 직장인·신혼부부 늘듯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신DTI는 기존 주담대의 원금까지 원리금 상환액으로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신규 주담대 원리금과 기존 주담대를 포함한 기타대출 이자를 더해 연간 소득으로 나눴지만, 기존 주담대 원금이 연간 원리금 상환 부담에 포함됨에 따라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들 전망이다.

신DTI 도입에 따른 대출 가능 금액은 차주별로 차이가 있다. 다주택자의 경우 두 번째 주담대부터 만기가 15년으로 제한되면서 대출 가능 금액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도 있지만 장래 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무주택자나 젊은 직장인은 대출 한도가 늘어날 수도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1건 보유한 A 씨(연 소득 7000만 원)가 30년 만기로 조정대상 지역 아파트를 또 사려고 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A 씨가 기존 주택을 2년 안에 처분한다는 조건으로 대출하면 3억8900만 원이던 대출 한도는 2억9700만 원으로 9200만 원(23.7%) 줄어든다. 그러나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을 경우 대출 가능 금액은 1억8400만 원으로 2억500만 원(52.7%) 줄어든다. 새로 받으려는 대출의 만기를 은행과 30년으로 약정해도, DTI를 계산할 때는 15년 안에 다 갚아야 하는 것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신DTI는 연간 소득의 계산 방식도 변경되기 때문에 대출 가능 금액이 늘어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기존 주담대가 없는 무주택자 30세 직장인 B 씨는 지난해 3500만 원, 올해 4000만 원이 증빙 소득이다. 내년에 조정대상지역 아파트를 사면서 만기 20년으로 대출을 받으려 한다. 현재 그가 받을 수 있는 대출은 최대 2억9400만 원이다. 그러나 신DTI에 따라 은행이 B 씨의 소득이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최근 소득에 1.31을 곱해 장래예상소득(5239만 원)을 계산하면 B 씨의 대출 한도는 3억8500만 원으로 9100만 원(31.0%) 증가한다.

신DTI에서 소득을 따질 때는 2년간의 증빙소득을 확인한다. 직장에 다니지 않는 등의 이유로 증빙 소득을 제출할 수 없는 경우 인정소득을 95%로, 신고소득을 90%로 차감 반영한다. 앞으로 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 증가분을 반영할 수 있다. 증가율은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한다.

내년 하반기 도입되는 DSR은 거의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부채로 반영한다. 그러나 전세대출은 이자상환액만 부채로 계산하고 신용대출, 비주택담보대출, 마이너스통장은 10년 분할상환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이 중 마이너스통장은 실제 대출 취급액이 아닌 한도를 모두 반영한다. 중도금·이주비 대출은 대출 원금의 25분의 1을 반영한다. 할부금융 등 기타대출은 1년간 실제 원리금 상환액으로 산정한다.

■부동산임대업 대출 규제 도입

내년 3월부터는 ‘개인사업자 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도 도입해 자영업자의 대출 문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DTI·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없는 자영업자 대출에 소득대비대출비율(LTI·Loan To Income ratio)을 적용할 방침이다. 대출이 1억 원을 넘는 경우 대출자의 LTI를 산출해 여신 심사에서 참고 지표로 삼아야 한다. 금융회사는 매년 자영업의 대출 규모와 증가율 등을 고려해 ‘관리대상 업종’을 3개 이상 정하고 업종별 대출 한도를 설정해야 한다.

금융권의 돈을 끌어다 부동산을 사들여 세를 놓는 부동산임대업자의 돈줄도 죈다.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 비용으로 나눈 부동산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기준치를 밑도는 데도 대출할 경우 심사 의견을 붙이도록 해 대출을 까다롭게 하겠다는 것이다. 주택 임대업의 RTI는 1.25배, 상가·오피스텔 등 비주택은 1.5배로 설정됐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