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상의 등 공동 오늘 설명회
- 해상풍력 시장 등 진출 지원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조선해양기자재 업체 A사는 지난 주말 경기도의 한 발전소에 가격 1억 원대의 가스탱크를 납품했다. 거래처를 기존 조선소에서 발전소 쪽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른바 사업 다각화다. 설립 17년째인 A사는 조선업 불황 여파로 지난해 매출이 급감했다. 올해는 그나마 적극적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 결과 지난해 대비 5% 정도 매출이 신장했다. A사 관계자는 “조선업계가 힘들다 보니 육상 발전소 납품을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다. 이제 신규 시장에 진출한 단계로 계속해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비슷한 조선해양기자재 업체 B사도 사업 다각화로 위기에 맞서고 있다. 30여 년 동안 조선소에 파이프나 밸브 등을 납품해온 B사는 조선업 불황으로 올해 최악의 실적을 경험하고 있다. 매출이 지난해 대비 무려 50%나 줄었다. 다행히 올해 발전소 2곳에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1500만 원어치의 기자재를 납품함으로써 희망의 불씨를 살려가고 있다.

조선업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해양기자재 업체들이 조선소뿐 아니라 원전·발전소 등으로 거래처를 확대하는 사업 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와 관계 기관도 조선해양기자재 업체들의 위기 극복을 돕는다. 시가 주최하고 부산상공회의소, 부산테크노파크,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조선해양기자재 산업 원전·해상풍력 사업 다각화 설명회’가 28일 오후 3시 부산 사상구 르네상스 호텔에서 열린다. 이번 설명회는 조선해양기자재 업체들이 기업생태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원전·해상풍력 등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는 특히 최근 관심도가 높아진 신재생에너지인 해상풍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시는 조선해양기자재 업체가 풍력발전에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은 타워, 블레이드, 기어박스 등 20여 품목으로 발전 규모가 300㎿급인 경우 수주 물량이 최대 4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지역 조선해양기자재 업체들이 풍력·원전 분야로 진출해 새로운 시장의 협력업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해양기자재 업체의 새로운 시장 개척이 순조로울지는 미지수다. 원전과 발전소에 기존 납품 업체가 있어 진입 장벽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영역이다 보니 영업시간 투입 대비 실적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 자사의 제품이 발전소와 원전에 납품할 수 있는 부품인지도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