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개국·600명 암환자 임상시험
- 국제의학계도 결과 학수고대
- 글로벌 약물시장 대열 합류 포부

신라젠 문은상(52) 대표가 현재 상용화 시험이 진행 중인 자사의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Pexa-Vec)과 관련해 “2020년에는 시판이 이뤄질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라젠 문은상 대표가 지난 7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펙사벡 개발 현황과 파급효과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석주 기자

문 대표는 ‘신라젠 기업공개(IPO·상장)’ 1년을 맞아 지난 7일 자사 서울사무소(여의도)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1971년 당시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암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50여 년이 흘렀다”며 “지금은 말기 암 관련 약물 출시가 일부 빅팜(Big Pharm·글로벌 제약업체)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이제 신라젠이 그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6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신라젠의 주가는 첫 거래 당시 1만2850원(종가 기준)에서 지난 8일 9만1200원으로 7.1배나 급등했다. 이는 펙사벡 상용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결과다. 현재 신라젠은 한국을 포함한 16개국 108개 대학병원에서 펙사벡 상용화를 위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3상은 1상(동물 등 대상)과 2상(안전 여부 확인)을 거친 ‘시판 직전’의 단계로 보면 된다.

문 대표에 따르면 3상 시험은 2019년 완료를 목표로 말기 간암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는 “여러 국가에서 한 가지 약(펙사벡)을 갖고 임상 시험을 하는 것은 한국 업체 중 처음”이라며 “3상 결과가 포지티브(긍정적)로 나오면 전 세계 항암 진료의 프로토콜은 모두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에서는 ‘주가 급등세’로 최근에야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신라젠은 2006년 설립됐다. 본사는 부산에 있다. 특히 2014년 3월 미국의 바이오기업 제네릭스(Jennerex)를 인수하면서 펙사벡 개발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3상 시험은 ‘신라젠 주도’가 아닌, 전 세계 수백 명의 의료진이 힘을 합쳐 진행하고 있다는 게 문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불과 2, 3년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빅팜 사이에서는 펙사벡을 약으로 인정하지 않는 기류가 강했다.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과거 처음 나왔을 때 ‘지저분한 곰팡이에서 무엇을 추출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과 비슷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 의학계가 3상 실험 결과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앞으로는 항암 바이러스 주사와 면역항암제를 맞으면 (암이) 완치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서울대 치과대학과 모스크바 제1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대한치과의사협회 국제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3년 말부터 신라젠을 이끌고 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