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 장인화 지지 선언
- 세대교체론 최대변수 부상

제23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를 3개월 앞두고 이른바 ‘소장파’기업인이 전면에 나섰다. 이들은 후보 간 갈등과 반목으로 요동치는 선거판을 정리하고 부산 경제에 역동성을 불어넣을 인물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겠다는 것인데 지역 경제계는 세대교체 주장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최근 경제계 전반에 불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과 맞물려 상의 회장 선거의 최대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 전경. 국제신문 DB

동신유압 김병구(50) 회장은 11일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이번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의 선거로 가기 위해서 누군가 역할을 해야 한다”며 “40, 50대 기업인 상당수가 모여 이런 생각에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 등 소장파 기업인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 합의추대 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전면에 나선 이유는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와이씨텍 박수관(67) 회장의 사퇴로 불거진 지역주의 조장 논란을 잠재우고 기존 태웅 허용도(69) 회장과 코르웰 김성태(69) 회장 간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최근 임의회원 회비 대납 등 편법선거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부산상공계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지역 경제계에서는 동일철강 장인화(55) 회장의 상의회장 선거 출마를 돕기 위한 사실상 지지 선언으로 보고 있다. 김병구 회장 등 부산지역 2세 기업인 모임인 ‘차세대 기업인 클럽’ 멤버를 주축으로 장 회장의 출마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원로그룹의 지지도 함께 받고 있는 장 회장은 곧 50대 기수론을 앞세워 회장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부산상의 회장 선거와 관련해 40, 50대 비교적 젊은 기업인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나타내는 것은 처음이다. 상당수가 선대 사업을 물려받은 2세 경영인이라는 점에서 창업주인 선배 기업인이 주류인 상의회장 선거에 대해서는 의사 표현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상당수 기업에서 창업주에서 2세대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이 마무리로 접어들면서 소장파 기업인의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고 분석한다. 이 가운데 2008년 만들어져 꾸준히 모임을 한 차세대 기업인 클럽 소속의 젊은 기업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역 한 기업인은 “많은 40, 50대 소장파 기업인은 그동안 상의회장 선거는 아버지 세대인 선배 기업인의 것으로 생각했다”며 “장 회장의 출마와 소장파 기업인의 합류는 상의회장단의 세대 교체와 함께 지역 경제계의 세대 교체라는 큰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 현직 부산상의 회장을 포함한 상공계 원로들도 이번 주 회동을 갖고 조율된 의견을 각 후보에게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