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상반기 국제표준규격 완성
- IT기업 상용화 경쟁 불붙을 듯
- 정부 28㎓ 등 주파수 경매 예정
- 통신업계 관련 투자도 본격화

올해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의 주요 키워드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약진으로 요약된다. 스피커와 TV 등 가전제품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이미 보편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IoT 기반의 아파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에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한 단계 더 진화된 기술이 ICT 업계에 주요 화두로 등장할 전망이다. 바로 5G(세대) 이동통신 기술이다. 당장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서비스가 이뤄진다. 5G 상용화를 둘러싼 업체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황창규 KT 회장(가운데)과 이희범 평창올림픽 위원장(왼쪽)이 ‘5G 빌리지’에서 관련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KT 제공. 오른쪽 사진은 SK텔레콤의 ICT 체험관 ‘티움’에 마련된 5G 자율주행차. SK텔레콤 제공

■5G, 내년 ICT 10대 트렌드 선정

5G는 2㎓(기가헤르츠) 이하의 주파수를 이용하는 4G와 달리 28㎓의 초고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는 이동통신 기술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4G를 기반으로 한 지금의 LTE(롱텀에볼루션)보다 40~50배 빠르다. 처리 용량도 100배나 많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LTE보다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5G는 AI와 IoT뿐 아니라 가상·증강현실(VR·AR)과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콘텐츠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KT가 지난 19일 발간한 신간도서 ‘2018년 한국을 이끄는 10가지 ICT 트렌드’에서는 5G가 첫 번째 주제로 제시됐다.

5G 상용화 시점은 2019년이 유력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관련 기술을 미리 만나볼 수 있다. 평창올림픽 주관 통신사인 KT가 세계 최초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KT는 행사 기간 5G를 이용한 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360도 VR’ 기기를 이용해 원하는 각도에서 경기장을 보거나 특정 선수를 골라 보는 방식이다. KT는 또 초고속 카메라에 5G 통신모듈을 탑재해 선수 시점의 영상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 20일에는 ‘5G 빌리지’가 강원도 평창에서 문을 열었다. 이 마을에는 KT의 5G 네트워크 기술이 적용됐다.

올림픽 기간 5G 버스도 평창과 강릉 일대를 누빈다. 45인승 대형버스를 개조한 이 버스는 내부를 반투명 디스플레이로 꾸며 고화질의 경기 영상을 8개 채널로 동시에 보여준다. 차량 통신(V2X)과 라이다(LiDAR·물체인식 센서) 등이 탑재돼 자율주행도 가능하다.

■내년 상반기 5G 국제 표준 확정

내년 상반기 중에는 ‘3GPP’가 5G와 관련한 국제 표준을 확정한다. 전 세계 이동통신사와 제조사는 3GPP가 정한 글로벌 표준 규격에 따라 기지국과 단말기 등 상용 장비를 만들게 된다. 3GPP는 유럽 주도로 1998년 결성된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 기구다. 이에 앞서 3GPP는 지난 20일 LTE와 5G를 융합한 ‘NSA’(Non-Standalone) 표준을 먼저 승인했다.

표준화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5G 상용화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1일 퀄컴·에릭슨 등 해외 IT 기업과 함께 NSA 표준을 바탕으로 한 5G 통신 시연에 성공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반응 속도가 0.001초도 안 되는 ‘초저지연 데이터 전송’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AT&T도 고정형 5G 네트워크를 응용한 와이파이 시범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우리 정부는 2019년 3월 상용화를 목표로 내년 상반기 5G 주파수 경매를 진행한다. 5G 주파수는 28㎓와 3.5㎓ 대역이 유력하다. 전문가들은 통신업계의 5G 관련 투자도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2018년 한국을 이끄는 10가지 ICT 트렌드’에서 “내년에는 5G 표준화를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상용화에 대비한 서비스 개발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