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항만사로 육성 위해
- 공공기관 운영법 대상서 제외
- 지주회사와 항만운영사 분리
- 주된 사업 변경도 서둘러야”

현재 부두임대업자 역할만 하는 부산항만공사(BPA)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국내외적 항만투자와 운영을 하는 항만기업(port corporation)으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계적으로 항만공사가 민영화, 지방화되는 추세를 고려할 때 부산항만공사를 중앙-지방 합작공사 또는 순수 지방공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11일 부산항만공사에서 열린 ‘부산항만공사(BPA)’ 자율성 확보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향 및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토론자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평택대 이동현 교수는 부산항발전협의회와 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이 11일 연 ‘부산항만공사(BPA)’ 자율성 확보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향 및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부산항이 상업적 기능을 중심으로 하는 컨테이너 중심 항만인 데다 특히 환적 컨테이너가 50% 이상을 차지하는 환적 중심 항만으로 변모하고 있어 환적화물에 대한 특화 서비스 제공, 맞춤형 마케팅, 고도화된 항만운영 등을 적절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를 법적,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부산항만공사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부산항만공사의 경영활동에 제약이 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기타공기업으로 새롭게 분류돼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공운법 규제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부산항만공사를 글로벌항만운영사로 육성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 법적 조직, 기능, 사업범위 등을 대대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세계적으로 항만공사가 민영화, 지방화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부산시, 경남도 등 지방정부와 민간기업이 부산항만공사의 주요 의사결정 및 협의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궁극적으로 국내의 지방분권, 재정분권 등 움직임에 맞춰 부산항만공사를 중앙-지방 합작공사 또는 순수 지방공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양대 정영석 교수도 국가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부산항의 위기관리에 부산항만공사가 항만운영사를 조정하고 개입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6년 한진해운 사태 시 국적선사가 보유한 터미널 운영권을 부산항만공사가 인수할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현행 제도상 어려움으로 무산된 바 있다. 그는 “부산항만공사의 기능을 현행 항만관리권 행사(항만시설 임대사업자)에서 벗어나 글로벌 항만운영사로의 기능전환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 항만공사법에 항만운영과 해외항만운영 참여 등으로 주된 사업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또 장기적으로는 싱가포르의 항만운영 형태를 참고해 부산항만공사를 지주회사와 항만운영사로 분리하고 법인의 성격도 주식회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