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2세 소유회사에 막대한 부당이익을 몰아준 하이트진로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100억원대 과징금과 함께 검찰 고발이라는 엄중 제재를 결정했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가 총수일가 소유회사인 서영이앤티를 부당내부거래를 통해 지원한 행위와 관련 하이트진로, 서영이앤티, 삼광글라스에 총 107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하이트진로 법인과 총수 2세인 박태영 부사장, 김인규 대표, 김창규 상무를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인 박 부사장이 2007년말 서영이앤티를 인수한 이후 10년간에 걸쳐 조직적인 지원으로 편법적인 경영승계를 도왔다.

우선 납품업체인 삼광글라스로부터 직접 구매하던 맥주용 공캔을 서영이앤티를 거쳐 구매하도록 했다. 서영이앤티가 하이트진로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면서 ‘캔당 2원’의 통행세가 붙게 됐다. 이로 인해 서영이앤티는 매출 매출은 142억원(2007년)에서 855억원(2008~2012년 평균)으로 6배 급증했다.

하이트진로는 2013년 1월부터는 삼광글라스가 맥주캔의 원재료인 알루미늄코일을 구매할 때에도 서영이앤티를 중간에 끼워놓고 사들이도록 통행세를 요구했다. 법 위반 가능성이 큰 계열사간 거래 대신 외형상 비계열사 거래로 대체하기 위해 추진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를 통해 서영은 2014년 1월 말까지 매출 590억원을 확보했고, 8억5000만원에 달하는 이익을 챙겼다.

이밖에도 하이트진로는 서영이앤티가 자회사인 ‘서해인사이트’ 주식을 ‘키미데이타’에 정상가보다 훨씬 비싼 25억원에 매각할 수 있도록 우회지원했다.

이는 하이트진로가 납품업체인 ‘키미데이타’에 서영 주식 인수대금 차액(11억원)을 용역대금 인상 형식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이면약정을 맺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이렇게 2008년부터 총 100억3000만원에 달하는 지원을 받은 서영은 사업경험이 전혀 없었음에도 맥주캔 시장 점유율 47%를 차지하는 등 유력 사업자 지위를 확보하게 됐고, 박태영 본부장은 하이트진로 경영권 승계 토대를 다질 수 있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15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신봉삼 기업집단국장이 ‘하이트진로’의 부당내부거래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