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물량 타지역 어시장 가기도

지난해 부산 공동어시장의 위판실적이 급감한 여파로 어획물을 선별하고 처리하는 일용직 종사자마저 줄었다. 이에 따라 생선들이 어시장 바닥에 수 시간 째 방치되거나 크기가 작은 고등어가 정어리, 눈퉁멸 등과 섞여 ‘잡어’로 퉁쳐 경매되고 있다. 

16일 부산공동어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위판 실적은 13만8524ｔ(2680억 원)으로 2016년 18만3940ｔ(3013억 원)에 비해 25%나 급감했다. 위판 금액은 2007년 수준이지만 위판 물량이 15만ｔ을 넘지 못한 것은 1972년(15만1187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 10년간 위판 물량은 20만ｔ 안팎을 오가는 수준이었다. 이처럼 위판 물량이 대폭 줄고 입항 물량에 맞춰 고용되는 일용직이 크게 줄어 공동어시장이 하루에 어획물 하역, 배열, 경매, 포장 등으로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이 10만 상자(상자당 18㎏ 안팎)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형선망 선사 관계자는 “2016년까지는 하루 20만 상자도 처리할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하루 10만 상자도 힘들다”며 “공동어시장 하루 처리 물량이 줄어들면서 물고기를 많이 잡으면 삼천포, 통영, 남해 등지로 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14일 양일간과 15일에는 대형선망 선사들이 동해안에서 고등어, 눈퉁멸, 정어리 등을 20만 상자 이상을 잡았지만 부산 공동어시장에 입항한 물량은 10만 상자 남짓이었고 나머지는 타지역 어시장에서 경매됐다. 

항운노조 어류지부 관계자는 “10만 상자가 입항하면 일용직을 2000명 정도 고용하는데 최근 날씨가 추워 사람 모으기도 쉽지 않다”며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 선사들이 돈이 없다고 해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 부족으로 고등어 등의 어획물들이 수 시간째 방치되다 잡어로 경매되는 일이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대형선망 선사들이 고등어 TAC(총허용어획량)를 축소 보고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은 잡어도 TAC에 포함되기 때문에 이런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잡어 경매는 공동어시장의 기준일 뿐 매일 새벽 수산자원 조사원들이 고등어 어획량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