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뢰 못해” 현장 분위기도 냉랭

부산관광공사는 지난 18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업계 관계자 등 1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공사 측은 주요 실적으로 지난해 1~11월 부산 방문 관광객은 약 222만 명으로, 전년 대비 19%(52만 명) 줄어 전국 관광객이 23.3%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선전’했다고 공개적으로 알렸다. 공사가 공개한 부산 관광객 수치는 부산시가 지난달 발표한 ‘외국인 관광객 부산 방문 동향’을 인용한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김해국제공항으로는 96만8480명, 부산항으로는 39만8953명이 입국했다. 나머지 84만9343명은 서울 인천 제주 등 타지를 거쳐서 부산을 방문한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외국인 관광객을 집계할 때 공항과 항구를 통해 들어온 이들만 센다. 반면 시는 공항·항구 입국자에 ‘타지 경유’ 관광객을 추가해 발표했다. 타지 경유 관광객은 정부의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에 근거해 관광객을 추산한다. 한국을 찾은 관광객의 동선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현실적으로는 최선의 방법인 셈이다. 타지 경유 관광객도 엄연히 부산을 찾은 관광객으로 집계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관광객 수 추이를 보기 위해서는 다 같이 타지 경유 관광객을 집계하는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야 된다는 지적이다. 김해국제공항과 항구를 통해 입국한 관광객을 계산하면, 지난해 1~11월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36만7433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176만4846명과 비교해 22.5% 줄었다. 전국 관광객 감소분 23.3%와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부 지자체는 ‘신뢰성’을 문제로 타지 경유 외국인 관광객을 따로 계산하지 않는다. 인천관광공사 통계 담당자는 “타지 경유 관광객은 부정확할 수밖에 없어 통계에서 아예 뺀다”고 말했다.

부산관광공사의 이날 관광객 유치 실적 발표를 두고 홍보에 급급한 나머지 무리하게 근거를 내세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억지’ 비교 자료로 자신들의 실적을 포장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역 관광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안을 직시하고 거기에 맞는 대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 부산관광공사가 실적 포장에 치우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