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림부, 구이용에 표기 의무화
- 하반기부터 개편안 적용키로

정부가 이르면 하반기부터 쇠고기 등급제 개편안을 적용한다. 등급별로 함유해야 하는 마블링(근내 지방) 범위를 하향 조정하고, 육색 지방색 등의 평가 항목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는 게 개편안의 핵심 내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건강확보를 주제로 한 ‘2018년 국무총리 정부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의 올해 핵심 정책을 보고했다. 마블링이란 붉은 쇠고기 육질 사이에 하얀 눈꽃이 핀 것처럼 빼곡히 박힌 지방질을 말한다. 대리석 문양을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현행 쇠고기 등급제는 품질을 평가하는 ‘육질등급’과 고기양이 많고 적음을 평가하는 ‘육량등급’으로 나뉜다. 여기에 근내 지방과 관련된 부분은 육질등급이다. 육질등급은 또 1++등급, 1+등급, 1등급, 2등급, 3등급 등 총 5개로 나뉘는데 근내 지방이 촘촘히 박혀 있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하지만 앞으로는 육색 지방색 조직감(수분 탄력성 결 광택 등의 상태) 중 최저등급을 산출한 이후 성숙도(등뼈 허리뼈 엉덩이뼈 갈비뼈의 상태)의 결격 여부를 판정해 결정하기로 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육색은 선홍색, 지방색은 백색에 가까워야 한다”며 “조직감의 경우 근육 결이 매끄럽고 탄력이 뛰어날수록 높은 점수를 받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등급표시는 구이용 부위에 한정해 의무 표시하도록 하고 표시의 실익이 적은 찜·탕·스테이크용 부위는 표시를 생략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등급명칭은 현행을 유지하되 1++등급에 근내 지방도를 병행 표시하도록 보완해 소비자의 혼선을 최소화했다.

또 쇠고기의 지방함량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1++등급의 마블링 기준을 완화해 소 사육기간을 29개월로 단축시키기로 했다. 농가의 경영비가 마리당 44만6000원 줄어 연 1161억 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판단했다.

한편, 농림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환산 방지를 위해 가금 밀집 사육 지역은 농장 간 거리가 500ｍ 이상 되도록 농장 재배치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