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 관세 부과’안 우려 목소리
- 업체 “정부 외교력에 걸수 밖에”

“2안으로 결정되면 시쳇말로 다 죽는 겁니다.” 미국의 외국산 제품 수입을 규제하는 무역확장법 232조 규제안 결정 시점이 다가오면서 부산지역 철강업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최근 지역 철강업체를 대상으로 규제안과 관련, 긴급 모니터링을 벌인 결과 대미 수출감소를 우려하는 업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기준 부산의 철강제품 수출액은 29억3689만 달러로 미국 수출 금액은 전체 철강 수출의 13.6%에 달하는 4억39만 달러다. 지난해와 비교해 전체 철강제품 수출액은 16.6% 늘었으며, 미국 수출액도 같은 기간 19.3% 증가했다. 관건은 오는 4월 11일 최종 결정되는 무역확장법 232조 규제안 내용이다. 이 규제안은 총 세 가지로 1안은 ‘모든 수출국에 최소 24% 관세 부과’, 2안은 ‘한국 등 12개 국가에 53% 관세 부과’, 3안은 ‘국가별 수출액 2017년 대비 63%로 제한’하는 것이다. 1안과 3안의 경우 수출물량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

대미 철강 수출량 중 80%가 무역확장법의 대상이 되는 A사는 “2안으로 최종 결정되면 대미 수출이 원천 봉쇄되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정부의 외교력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사는 “하반기 수출 예정 물량이 있지만, 무역확장법이 발효되면 취소될 확률이 매우 높다”며 “이후에도 대미 수출이 원천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C사도 “대미 철강제품 수출이 많이 감소할 것인데 자체 대응방안 모색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대미 직접 수출이 없는 D사는 원청업체를 통한 간접 수출 물량이 준다면 물량 감소와 함께 원청업체의 손실 전가 등 간접 피해를 우려했다. E사와 F사는 중동 등 대체 시장 발굴에 주력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규제안은 개별 기업 차원의 대응이 어려운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관련 기업 동향을 지속해서 감시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무역확장법 232조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의 통상 국가 안보에 문제가 될 경우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법.

장호정 기자

◇ 부산지역 대미 철강제품 수출 현황  (단위 : 달러) 항목 2016년 2017년 전년대비 부산철강수출 25억 1955만 29억 3689만 16.6% 대미철강수출 3억 3562만 4억 39만 19.3% 미국비중 13.3% 13.6% 0.3%p 대미수출액 중  철강비중 9.2% 11.7% 2.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