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항도 13만ｔ급 기항 증가
- 생산성 167개국 중 16위 그쳐
- 신항부두 터미널 운영사 등
- 크레인 추가도입·설치 잇따라

글로벌 선사들이 대형선박을 잇달아 투입하면서 올해 부산항에 기항하는 13만ｔ급 이상 초대형 선박의 비중이 크게 높아지며 선박 대형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부산항의 하역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1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항 기항 선박 1만5567척 중 13만~18만t 미만 선박은 634척, 18만t 이상 선박은 157척으로 각각 2016년보다 30.2%와 13.8% 늘었다. 반면 10만~13만t 미만 선박은 331척으로 2016년보다 22.3%나 줄었다.

이는 글로벌 선사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간 규모의 선박을 대형선으로 교체하기 때문이다. 6ｍ짜리 컨테이너를 8000개 실을 수 있는 2척보다 1만6000개를 실을 수 있는 1척을 운항하는 것이 비용면에서 효율적이다. 컨테이너선을 운항하는 데 필요한 선원도 줄일 수 있어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고 선박 운항에 필요한 기름값도 줄일 수 있다. 현재 기항하는 선박 가운데 가장 큰 배는 프랑스 CMA CGM의 생텍쥐페리호로 6ｍ짜리 컨테이너 2만656개를 실을 수 있다.

컨테이너선이 대형화되면서 중소형선에 비해 경비가 많이 들어 화물이 많은 주요 항만에만 기항하는 일이 늘어난다. 항만 입장에서는 물량 확보를 위해 초대형선 유치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

초대형선 유치를 위해 항만 인프라가 확충돼야하기 때문에 해양수산부도 1만8000TEU급 이상 선박들이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부산신항의 항로와 부두 안벽(화물을 싣고 내리기 위해 배가 대는 장소)의 수심을 17ｍ로 하는 공사를 지난해 말 끝냈다. 대형선박의 입항이 늘어나는 추세로 전환되면서 선석 생산성 향상에 대한 요구는 심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최근 세계 167개국, 672개 항만의 선석 생산성을 분석한 결과, 세계 중심 초대형 항만으로서 경쟁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초대형선박(8000 TEU급 이상)에 대한 하역 생산성의 경우 부산항은 16위에 그쳤다. 또 초대형선박을 대상으로 한 선석 생산성에서 20위 상위권에 들어가는 한국의 터미널은 한곳도 없었다.

이에 따라 신항 터미널 운영사들도 하역 장비를 확충하고 나섰다. 신항 1부두 운영사 PNIT는 올해 선박에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안벽크레인 1기와 장치장 내에서 컨테이너를 옮기는 트랜스퍼크레인 2기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2부두 운영사인 PNC는 안벽크레인 1기와 트랜스퍼크레인 4기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3부두 운영사 HJNC와 5부두 운영사 BNCT는 각각 빈 컨테이너 적재를 위한 장비인 엠프티핸들러 1기와 2기를 더 설치하기로 했다. 운영사들은 기존 하역 장비를 개조해 처리 능력을 높이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