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법시각차

- 생산자 “경매 거치며 가격상승
- 온라인 직거래 등 실험 필요”
- 전문가 “수작업 대신 자동화”

# 해수부 유통혁신 로드맵

- 산지거점유통센터 10곳 확대
- 하반기 중 저온유통체계 구축
- 산지위판장 체계적 운영 지적도

고등어·오징어·갈치·명태 등 국민생선 4개 품목의 유통 비용이 평균 51.8%에 달한다는 해양수산부의 ‘2017년 수산물 생산 및 유통산업 실태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유통 단계와 마진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생산자, 전문가 등의 시각차가 크고 정부의 해법이 달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유통단계 축소… 유통 경쟁·자동화

생산자들은 현재 산지 시장(부산공동어시장, 감천 국제수산물도매시장)-도매시장(서울 노량진수산시장, 가락시장)-소매시장(대형마트, 백화점, 전통시장 등)을 거치는 수산물의 유통 단계가 축소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통단계를 거칠수록 해외 수산물과의 내수 경쟁력에 밀리고 수출 경쟁력도 잃게 된다는 것이다. 고등어를 주로 잡는 부산의 대형선망 선사 관계자는 “고등어가 수도권까지 유통될 경우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경매를 거치며 수수료 등이 붙고, 이후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또 경매가 진행되면서 가격이 올라 결국 노르웨이 고등어와의 경쟁에서도 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국내 수산물 산지 시장 중 가장 큰 공동어시장 현대화를 앞둔 만큼 정부가 온라인 사이트 등을 구축하고 생산자-소비자 직거래 등의 소비자 가격을 낮추기 위한 실험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수산물 유통 발전을 위해 유통 경쟁 체제 강화와 자동화, 물류 비용 축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 김수현 부연구위원은 “단순히 유통 단계를 축소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유통 단계 자체를 줄이기보다는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의 유통업 관계자들이 서로 경쟁시스템 체제로 가면서 유통 효율성을 높이는 형태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경대 장영수(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는 “유통마진 축소보다 현재 수작업이 대부분인 수산업을 생산단계부터 선별과 포장의 기계화, 자동화를 통해 물류 비용을 얼마나 축소하는지가 관건”이라며 “또한 수작업이 많은 만큼 어떻게 수산물의 안전과 위생을 확보할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산지거점유통센터 구축

해양수산부는 오는 5월께 유통산업발전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산물 유통혁신 로드맵’을 수립해 발표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로드맵에는 유통 인프라 구축, 수산물 가격 안정, 수급 체계 안정 등이 주 내용이 될 것”이라며 “2013년 발표한 산지거점유통센터(FPC)를 만들어 수산물 유통경로를 축소해 유통 비용을 줄이는 ‘수산물 유통구조개선 종합 대책’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산지거점유통센터는 경남(고성 혜승수산) 강원(속초시 수협) 제주(한림수협) 전남(완도 금일수협) 경북(경주시 수협) 등 5곳이 운영 중인데 오는 2021년까지 1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산지-소비지 유통시설의 품질·위생(저온유통체계 포함) 현황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해 올해 하반기 중 수산물 저온유통체계 구축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수산자원 감소에 따른 산지시장의 구조조정과 규모화, 산지위판장과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와의 연계 운영방안 등의 내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산경제연구원 박준모 연구위원은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산지위판장의 시설 개선사업을 추진했지만 산지위판장의 모습과 위판장 운영 방식은 3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산지위판장의 체계적인 운영과 산지거점유통센터와의 연계 방안 등도 담은 ‘산지위판장 종합운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