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거래소의 ‘2017년 결산서’를 보면 지난해 LSX의 당기순이익은 17억8206만 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는 KRX가 LSX의 실적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3년(-42억4500만 원) 이후 5년 연속 적자 행진이다. 이 기간 당기순손실 규모는 총 148억7262만 원에 달했다. LSX는 2011년 개설된 KRX의 첫 해외 합작 증권거래소다. 당시 KRX는 ‘한국형 증시 인프라의 해외 수출’을 설립 이유로 밝혔다. 그러나 7년이 흐른 현재, 적어도 당기순이익만 본다면 KRX 입장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LSX의 장부가액도 지난해 말 기준 30억7878만 원에 그치며 취득원가(150억9417만 원)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해당 차액만큼 KRX가 투자 손실을 봤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KRX는 이번 결산서를 통해 “장기적인 손실 탓에 지난해 약 50억 원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손상차손은 회수가능 금액이 취득원가에 미달했거나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이를 재무제표상 손실로 반영하는 것이다.

KRX의 캄보디아증권거래소(CSX) 등도 마찬가지다. CSX 역시 지난해 48억 원 규모의 ‘손상차손 반영’이 이뤄졌다. KRX는 LSX와 달리 CSX 등의 실적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KRX는 해당 국가의 증시가 한국만큼 활성화되지 않아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손실 만회를 위한 경영 효율화 방안 등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한 채 ‘자금 수혈’에만 힘을 쏟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앞서 KRX는 지난달 13일 이사회에서 LSX에 대한 유상증자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만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또 이뤄지는 셈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