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홈페이지 캡처

삼성증권이 6일 우리 사주 배당금을 주당 1000원 대신 자사주 1000주를 지급하는 실수를 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직원 보유 우리사주에 대해 배당금이 입금되는 과정에서 배당금 대신 주식이 입고되는 일이 발생했다. 원인은 담당 직원의 입력 실수로 파악됐다.

주당 배당금을 1000원씩 배당해야 하는데 회사 주식 1000주를 배당한 것이다. 전날 종가 (3만 9800원) 기준으로 하면 한사람 당 무려 3980만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사주조합의 소유주식이 283만 1620만주(3.17%)인 것을 고려하면 모두 28억 3000만 주 가량 배당이 된 셈이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하면 112조 6985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삼성증권은 상황 파악 후 잘못 입력됐던 주식입고 수량을 즉시 정상화했지만 일부 직원은 배당받은 주식을 급히 팔아치웠다. 실제로 매도가 체결된 물량은 잘못 입력된 주식의 0.18% 수준인 501만 2000주였다.

이날 전날 거래량의 40.7배에 달하는 주식 거래가 이뤄졌다. 특히 삼성증권 창구에서 571만 주의 매도가 이뤄졌다.

주가는 배당 착오로 호전 한 때 11.68%까지 급락했고 변동성완화장치(VI)가 여러 차례 발동됐다.

그러다 오후 들어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해 전날보다 3.64% 내린 3만 835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증권은 이후 이날 시장에서 매수하거나 일부 대차하는 방식으로 매도물량만큼 전량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증권 직원들이 잘못 배당된 주식을 장내 매도한 것고 관련해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점유이탈물횡령죄는 다른 사람의 점유를 이탈한 물건을 횡령하는 범죄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대부분 직원은 이날 전산 오류로 들어온 주식을 회사에 보고하거나 팔지 않았지만 일부는 팔아치워 차익을 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적용될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주식을 내다 판 행위가 단순 실수로 보기에는 금액이 너무 크기 때문에 형사적 처벌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점유이탈물횡령죄로 처벌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주식이 직접 점유하는 물건이 아니고 예탁결제원에 맡기는 간접점유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해당 직원들에 대해 형사처벌까지 검토하고 있는 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