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오류도 하루 지나서 발견
- ‘알고 매도’직원 16명 대기발령

사상 초유의 주식배당 사고를 일으킨 삼성증권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9일 결제이행 과정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했다.

금감원 원승연 부원장은 이날 금감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틀간 특별점검이 끝나면 오는 11일부터 일주일간 삼성증권 현장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 발행되고 매매까지 체결된 시스템 전반의 심각한 문제를 검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날 오전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를 불러 긴급 면담을 하고 철저한 사고 수습을 촉구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의 이번 배당 착오는 주주에 대한 배당과 고객에 대한 배당 업무가 한 시스템상에서 처리된 것이 오류 발생 가능성을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상당수 다른 증권사들도 유사한 시스템을 갖고 있어 동일한 사고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배당을 앞둔 증권사 중 4곳을 점검한 결과 삼성증권과 동일한 배당 시스템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며 “주주배당 업무와 고객배당 업무간 분명한 장벽이 있어야 하는데 하나로 돼 있던 것은 시스템상 문제를 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삼성증권의 주식배당 입력 오류가 하루 동안 내부에서 발견되지 않았고, 오류를 인지하고 주문을 차단하는 데 37분이 걸려 위기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증권 배당 담당 직원이 지난 5일 주식배당을 잘못 입력한 뒤 최종 결재자가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승인했고 다음 날인 6일 오전까지도 오류가 발견되지 않았다. 또 삼성증권이 6일 오전 9시31분 자체적으로 입력 오류를 인지하고 오전 10시8분 잘못된 주문을 차단하는 데까지 37분이 걸렸다.

삼성증권은 오전 9시39분에 직원에게 사고 사실을 전파한 뒤 오전 9시45분에 착오 주식 매도금지를 공지했지만 일부 직원은 회사의 매도금지 요청 뒤에도 잘못 입고된 주식을 주식시장에 내다 팔아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노출했다.

주식을 내다판 직원 16명은 이날 대기 발령 조치됐으며 이들 중에는 투자자들의 가이드가 돼야 할 애널리스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직원은 아직 주식 매도로 인한 이익을 실현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