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사계절 식재료 보관 김치냉장고
- LG, 젊은 여성층 겨냥 TV겸용 모니터
- SK, 17cm 초소형 사이즈 정수기 출시
- 워라벨·소확행 중시하는 20·30대 겨냥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1인 가구가 우리나라 가구 유형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나홀로족’을 잡기 위한 가전업계의 마케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최근 1인 가구를 겨냥해 주요 업체들이 출시한 가전기기는 디자인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특징이 있다. 1인 가구 중에서도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이나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더 중요시하는 20·30대 젊은 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 홍보 모델이 ‘룸앤 TV’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소형화 추구’ 20·30대 젊은 층 겨냥

19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업체들이 최근 내놓은 ‘싱글족’ 겨냥 가전기기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 일반적인 제품뿐 아니라 1인 가구 전용 PC 모니터와 커피머신, 직화오븐 등 다양한 제품군을 형성하고 있다. 늘어나는 1인 가구, 특히 미혼 세대의 생활 패턴에 맞춰 특화된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홍보 모델이 ‘김치플러스 사계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1인 가구에 초점을 맞춘 김치냉장고 ‘김치플러스 사계절’을 지난 16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김치 외에도 다양한 식재료를 1년 내내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뿌리채소용 바스켓과 바나나용 스탠드 등 20·30대 기호에 맞춘 다양한 수납 액세서리가 탑재됐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초 자사의 프리미엄 오븐인 ‘직화오븐’의 2018년형 신제품을 싱글족이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용량(35ℓ→28ℓ)을 줄여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공간을 최소화한 ‘슬림 T-타입 냉장고’도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모두 ‘소형화’를 추구하는 20·30대 1인 가구를 겨냥했다.

LG전자는 1인 가구 중에서도 젊은 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디자인을 강화한 TV 겸용 모니터 ‘룸앤 TV’(Room& TV)를 지난 2월 출시했다. 모서리가 둥글고 화이트 색상으로 북유럽풍 가구를 연상시킨다. USB를 연결하면 주변 기기가 없어도 음악이나 영상 등을 바로 감상할 수 있다.

■정수기·커피머신 등 제품군도 다양

중견·중소업체들도 ‘싱글족 잡기’에 한창이다. 대유위니아가 올해 초 선보인 ‘위니아 크린 세탁기’ 4종은 빨래량이 많지는 않지만 자주 세탁하는 20·30대 특화형 제품이다. SK매직은 17㎝ 초소형 사이즈로 공간의 제약을 없앤 정수기 ‘슈퍼S 에디션’을 최근 출시했다. 오스트리아 명품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탈을 취수구에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코웨이는 ‘마이한뼘 정수기 아이오케어(IoCare)’를, 로봇 청소기 제조업체 에코백스는 ‘디봇(DEEBOT) 미니2’를, 스타일가전 제조업체인 스메그코리아는 ‘반자동 에스프레소 커피머신’을 올해 잇달아 선보였다. 디봇 미니2는 27cm의 컴팩트한 사이즈로, 청소를 방해하는 엉킨 머리카락이나 반려동물의 털 등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주요 가전업체들의 마케팅이 20·30대 1인 가구에 맞춰진 것은 이들 연령층의 비율이나 소비 성향 등과 무관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인 가구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연령대는 ‘30세 이하’(35.9%)였다. 비록 2025년에는 60세 이상(38.5%)이 30세 이하(31.1%)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20·30대 ‘나홀로족’이 핵심 소비 계층인 셈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