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 대비
- 공단 입주기업 “북미회담 전 방북 신청”
- 주식시장도 자금유입 늘어 활황 조짐

재계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결정과 ‘경제건설 총력’ 방침 등 잇달아 불어오는 북한발 훈풍 덕에 남북 경제교류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도 북한 리스크 완화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저평가)’ 해소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다만 북한 관련 이슈의 변동성이 워낙 큰 데다 한반도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현대그룹은 남북 경협 재개 등에 대비해 비상대응 태세에 들어갔다고 22일 밝혔다. 현대그룹에는 금강산관광의 주사업자이자 개성공단 개발 사업권자인 현대아산이 계열사로 속해 있다. 특히 현대 측은 23일이 개성공단 1단계 조성공사에 착수한 지 만 14년이 되는 날이어서 이를 계기로 과거 대북사업 진행 상황을 전반적으로 챙겨보며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가동 재개 등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로 구성된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도 22일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며 “개성공단 시설 점검 등을 위해 (다음 달 말 또는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 전 방북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남북 관계가 악화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삼성 SK LG 등 주요 그룹은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북한 리스크 완화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가능성에 주목하며 글로벌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재계 대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의 역할도 주목된다. 대한상의는 남북 정상회담(오는 27일) 이후 국제상업회의소(ICC)를 통해 북한 조선상업회의소와 접촉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 박용만 회장은 최근 “북한의 변화 등을 냉철한 시각으로 이해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그간 해외 투자은행과 기관 중심의 외국인 투자자 등은 ‘북한 리스크’를 한국 증시 저평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해 왔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잇달아 나온 북한의 태도 변화 덕에 자금 유입과 증시 활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이달(지난 2일~20일) 들어 1% 넘게 상승(2457.49→2476.33)했다. 국가 부도 위험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지정학적 위험 완화에 따라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에 대한 국제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도 올라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