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절음·D컷 핸들은 개선돼야

디젤게이트로 2015년 9월 철수했던 폭스바겐이 지난달 18일 5종의 신차와 함께 국내시장 복귀를 선언했다. 폭스바겐코리아 슈테판 크랍 사장이 한국어로 직접 “이번 기회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를 외친 만큼 많은 기대를 안고 폭스바겐 파사트GT의 운전석에 앉았다.

폭스바겐 파사트GT 외관.

파사트는 폭스바겐의 전통 세단으로 1973년 공개된 이래 40여 년 동안 1500만 대 이상 판매량을 올린 폭스바겐의 대표 모델이다. 국내에는 일반 파사트 모델은 북미형, 파사트GT 모델은 유럽형 모델을 가져왔다.

파사트의 최고 강점은 실내 공간. 586리터의 대용량 트렁크와 광활한 뒷 자리는 탑승자에게 편안함을 제공한다. 탱탱한 느낌이 들었던 나파가죽시트 재질은 부드럽기만 했던 타 차종의 나파 가죽에 비해 좋은 느낌이다. 운전석, 조수석, 뒷 자리로 구분돼 작동했던 3존 클리마트로닉 에어컨은 항상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골프, 티구안 등 출시 차량에서 항상 제원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는 폭스바겐이지만, 2.0TDI 엔진 190마력 40토크의 출력은 최근 출시되는 차량 출력과 비교해서 평범했다. 그러나 듀얼클러치의 정석으로 일컬어지는 DSG 6단 습식미션과 맞물린 달리기 성능은 예나 지금이나 답답함 없이 일품이었다.

아날로그 계기판을 대신해 채택한 액티브인포디스플레이 12.3인치 계기판은 시인성이 뛰어나 순간순간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 흰색으로 표시되는 팝업 헤드업디스플레이는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내용만 운전자에게 보여준다.

트래픽잼어시스트와 보행자모니터링시스템은 다른 차량에 비해 상당히 예민하고 자연스럽게 반응했다. 특히 트래픽잼어시스트는 저속(60㎞/h 이하)에서 앞 차량과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차선을 보조해 짧은 거리를 가다 서다 반복하는 상황에서 아주 유용하다.

시속 100∼180㎞/h의 고속 주행질감은 ‘역시 폭스바겐’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했다. 운전석 및 조수석 A필러에 적용된 작은 삼각창은 의외로 개방감이 좋아 운전시야에 상당히 도움이 됐다. 순정 브레이크 성능은 파사트GT에 대한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으며, 고속주행 및 급가속, 급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한 가혹한 시승환경에서도 연비는 15㎞/ℓ이상을 항상 유지했다.

그러나 의외의 부분에서 파사트GT의 단점을 발견했다. 150㎞/h 이상 속도에서 갑작스럽게 커지는 바람 가르는 소리인 풍절음과 과감하지 못했던 D-컷 스티어링 휠은 개선 또는 변화가 필요해 보였다.

몇 가지 단점을 제외하고 파사트GT는 패밀리 세단으로서 거주성, 편리함, 안전 장비 등 다양한 매력이 있는 차량이었다. 앞으로 출시될 폭스바겐의 다양한 차종들이 판매 중지라는 공백기간 동안 기다렸던 운전자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을지가 폭스바겐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부산대 임재현 팀장·자동차 시승·튜닝전문가 iverson@pusan.ac.kr

시승지원=유카로 오토모빌 폭스바겐 해운대전시장 051)995-5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