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30억 영업손실 만회
- 지역 업소 점유율 70% 육박

지난해 대선주조의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도 큰 폭으로 올라 많이 팔고 많이 남긴 셈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선주조는 2017년 매출액 507억 원, 영업이익 40억 원, 당기순이익 24억 원을 기록했다. 2016년엔 매출액 330억 원, 영업손실 30억 원, 당기순손실 28억 원을 기록해 장부만 놓고 보면 영업을 안 하는 게 나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불과 1년 만에 상황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매출액은 177억 원(53%) 늘었다. 영업이익은 70억 원 올라 영업손실 기업에서 영업이익 기업으로 변모했다. 2014년부터 대선주조의 경영 지표는 계속해서 나빠졌다. 그해 40억 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반 토막이 난 데 이어 2016년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출시한 신제품 ‘대선’의 판매 호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홍보도 공격적으로 했다. 판매촉진비를 2016년 58억 원에서 지난해 109억 원으로 2배 넘게 올렸다. 복고 마케팅을 앞세워 출시된 ‘대선’은 출시 2개월 만에 300만 병을 돌파한 이후 열흘에 100만 병씩 판매되며 매달 60%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판매량 급증 덕분에 출시 당시 20%에 불과하던 부산 소주 시장 점유율이 9개월 만에 50%를 회복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업소용 제품을 기준으로 68.8%로 올라섰다.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1억 병을 넘어섰다. 부산시 성인인구(20~69세)를 250만 명으로 잡았을 때 1인당 40병을 마신 셈으로, 이처럼 소비자 입맛을 단기간에 사로잡은 경우는 드물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주조는 단기간에 점유율을 올릴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대선의 차별화된 ‘맛’을 꼽는다. 천연감미료 토마틴과 벌꿀이 장기 숙성된 증류식 소주원액에 들어가 깔끔하고 깊은 맛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대선주조 관계자는 “올 1분기 판매실적은 전년보다 더 좋다. 신제품 인기에 힘입어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면서도 “경남지역이나 수도권지역 진출은 시기상조라고 보고 지역 마케팅에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역 소주 ‘패권’은 언제든지 넘어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역 소비자들이 특정 소주 브랜드만 고집하지 않는다”며 “히트 상품이 나오면 언제든지 시장은 뒤집어질 수 있다”고 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