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잔고도 실시간 모니터링

금융당국이 삼성증권의 배당오류 사태를 계기로 증권사의 주식 입출고 시스템과 공매도 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 무차입 공매도와 같은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한다. 증권사들의 주식 잔고 등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보는 시스템도 구축된다.

금융위원회는 삼성증권 배당오류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주식 매매제도 개선방안’을 28일 발표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달 6일 우리사주조합(종업원 단체)에 대해 배당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주당 1000원’ 대신 ‘주식 1000주’를 배당해 자사 직원 16명 계좌에 28억3000만 주가 입고되는 사고를 일으켰다. 특히 이들 직원은 잘못 입고된 ‘유령 주식’을 곧바로 매도(무차입 공매도)하는 도덕적 해이를 저질렀다.

금융위는 증권사들의 주식 잔고나 매매 수량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지금은 한국예탁결제원과 증권사가 장 마감(오후 3시30분) 이후에만 주식 잔고를 대조 및 검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금융위와 예탁결제원 등이 ▷장 개시 전 ▷장 중 ▷장 종료 후 등 모든 시간대에 걸쳐 잔고 등을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

폐지 여론까지 제기됐던 공매도와 관련해서는 해당 제도의 순기능도 있는 만큼 ‘시행 중단’ 대신 ‘보완 및 개선’을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금융위는 공매도 규제 위반, 특히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형사처벌 근거 조항을 마련한다. 무차입 공매도는 지금도 불법이다. 하지만 처벌 수위는 과징금 부과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공매도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경우 고의가 없더라도 중과실로 판단해 과태료 부과 양정 기준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삼성증권 사태처럼 잘못된 매매주문이 들어올 경우 증권사 모든 임직원의 주문을 차단하는 ‘비상버튼 시스템’이 구축된다. 대규모 입출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증권사에 대한 입출고 한도를 새로 설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