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양식장 3곳에서 기르는 일부 넙치(광어)에서 기준치를 웃도는 수은이 검출되면서 지역 횟집과 양식업계 등은 수산물 불신이 커져 전체 회 소비가 위축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국민 횟감’ 넙치에서 기준치를 넘긴 수은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양수산부는 3일 기장군 양식장 3곳의 넙치가 지난 5월 23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총 3.8ｔ(부산 2.5ｔ, 포항 1ｔ, 울산 0.3ｔ) 출하됐다고 밝혔다. 앞서 해수부는 ‘부산·제주·완도 등지의 양식장 98곳에 대해 약품·중금속 검사를 진행한 결과 기장지역 양식장 3곳의 넙치에서 기준치를 넘긴 수은을 확인했다. 수은 기준치는 0.5㎎/㎏이지만, 이들 넙치에서는 지난달 29일 0.6∼0.8㎎/㎏의 수은이 검출됐다.

해수부는 싸고 맛있어서 ‘국민 횟감’으로 불리는 넙치에서 기준치를 넘긴 수은이 처음 발견되자 바짝 긴장하며 원인 파악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수은 기준치 초과의 원인으로 수은 함량이 높은 참치 내장 등의 부산물을 사료로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역 횟집과 양식업계는 이번 수은 파동으로 넙치뿐만 아니라 다른 횟감도 먹지 않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이날 지역 횟집에서는 장마철에 태풍 여파도 있지만 저녁 약속과 주말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직장인 이태민(32) 씨는 “여름철이면 친구들과 민락동 수변공원에서 넙치 회를 자주 먹는다”며 “일부 양식장의 넙치에서 수은이 검출됐다고 하지만 다른 회도 먹기가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산에서 넙치 유통이 많은 민락동 활어시장은 이번 사태로 횟집을 찾는 발길이 뜸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크다. 민락동에서 횟집을 운영 중인 김순철 씨는 “민락동과 광안리에 200여 개의 횟집이 있는데 이번 파동으로 손님들이 줄까 걱정된다”며 “소비량이 가장 많은 횟감에서 수은이 검출돼 여파가 크고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비 급감이 우려되면서 양식업체에도 횟집들의 문의 전화가 잇따랐다. 부산어류양식협회 김형백 회장은 “현재 횟집으로부터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아 다른 업무를 볼 수 없을 지경”이라며 “생선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해수부가 지난달 29일 기준치 이상의 수은 검출을 확인하고도 지난 2일에야 뒤늦게 이 사실을 발표한 것을 두고 국민 안전과 관련된 사항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국민적 불안감을 줄 수 있어 재확인을 위해 시료를 다시 채취해 분석했고 출하 정지와 압류 조치는 검출 확인 당시 바로 시행했다”고 해명했다.

정유선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