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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수산 상징 ‘문창수산’ 쓸쓸한 퇴장

반세기 가업 이어온 대형선망, 지역 수산업 성장·전성기 견인…경영난 속 포항 선사에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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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
  •  |  입력 : 2018-07-12 00: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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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8년 경영주 딸 유괴 ‘들썩’
- 영화 ‘극비수사’로 제작되기도

1960년대부터 부산 수산업계를 대표하던 고등어잡이 대형선망인 문창수산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매각됐다. 3대째 가업을 이어오며 반세기 동안 지역 수산업의 전성기와 쇠퇴기를 함께 겪은 문창수산의 현실은 지역 대형선망이 처한 경영 위기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11일 수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직원 월급을 체불할 정도로 경영 위기를 겪던 문창수산이 대형선망 어선 1선단(6척)과 선원 70여 명 등을 그대로 승계하는 계약으로 경북 포항의 한 선사에 지난 2일 매각됐다. 문창수산은 지속되는 적자 조업에 이미 지난해 본선 1척, 등선 2척, 운반선 3척으로 구성된 1선단을 쪼개 지역의 여러 선사에 팔았다.

과거 문창수산의 위상은 실로 대단했다. 1960년대부터 대형선망 어업으로 시작한 회사의 역사는 1966년 제빙공장과 이후 냉동창고를 짓고 대형선망 3선단과 저인망 어선도 소유하는 등 전국 수산업의 메카였던 부산의 수산업 성장을 최선두에서 이끌었다.

1978년에는 대표이사의 외동딸인 ‘효주’ 양이 두 차례나 유괴돼 당시 박정희 대통령 담화문이 발표될 정도로 전 국민의 애를 태우기도 했던 사연 많은 회사다. 이 내용은 2015년 곽경택 영화감독에 의해 ‘극비수사’라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또한 1995년 당시 문창수산의 2대 경영주가 사망하면서 상속 재산 486억 원을 남기고, 유족들은 서부산세무서에 상속 재산을 자진신고하면서 상속세 215억 원을 일시불로 납부해 많은 화제를 낳았다.

문창수산은 3대째 대형선망 2선단(통)을 최근까지 경영했지만 2013년부터 대형선망 어선들의 과도한 경쟁 조업, 감소하는 수산자원 등으로 경영 위기에 처했다. 문창수산은 현재 선원 70여 명에게 퇴직금, 유급휴가비, 5·6월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전국선망노조는 체불 임금 때문에 법원에 문창수산의 재산 압류와 임의 경매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혀 법정 다툼도 예상된다.

문창수산 매각은 지역 대형선망 선사의 위기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지난 3월 선사 1곳이 부도가 나면서 업계에는 줄도산 우려감이 팽배하다. 대형선망의 매출액 대비 이익률(수산경제연구원 자료)은 2013년 -6.7%, 2014년 -12.9%, 2015년 -6.0% 등 뒷걸음치다 2016년 겨우 2.0%로 회복됐지만 업종 평균 18%에는 크게 못 미친다.
금성수산 김영완 상무는 “같은 업계 종사자로서도 수산업으로 부산의 경제를 이끌었고 오랜 전통을 가진 문창수산의 퇴장이 안타깝다”며 “그간 여러 차례 건의해도 정부가 식량 산업을 방치하고 있다. 한일어업협정 협상 타결과 고등어 소비 촉진, 감척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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