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성미분양 물량만 1534채
- 경남 더 심각… 총 1만4896채
- 전국 미분양의 24% 달해
준공 후에도 미분양 상태인 ‘악성’ 아파트가 올해 상반기 부산과 경남에서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부산에서는 전체 아파트 분양 물량 가운데 67% 이상이 하반기에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가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12일 국토교통부 누리통계 분석 결과 부산지역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지난 6월 265건으로 전년 동월(216건) 대비 2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준공 후 미분양 누적 건수는 153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증가했다. 경남도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6월 기준 1776건으로 전년 동월(724건) 대비 145% 급증했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공사가 끝난 뒤에 남은 분양 물량으로, 건설사 수익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악성으로 분류된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양상도 지난해와 올해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180~210건 수준을 유지하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의 대부분이 대규모 개발이 이뤄졌던 강서구에 집중됐다. 하지만 올해 6월 기준으로 강서구에 141건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몰린 가운데 ▷기장군(43건) ▷동구(25건) ▷해운대구(17건) ▷남구(8건) ▷수영구(8건) 등 부산 전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미분양 물량은 더욱 가파르게 쌓이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부산지역 미분양 물량은 2169건으로, 전년 동월(734건) 대비 195.5%나 올랐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인 지난해 9월 미분양 물량은 720건을 기록했지만, 한 달 뒤인 10월 1473건으로 급증한 뒤 계속 증가하다가 지난 2월 2937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 아파트 분양 물량이 집중되며 미분양 물량 상승 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 예정된 공급 물량은 총 2만8449세대인데 지난달까지 분양된 세대 수는 9428세대에 그친다. 전체 물량의 66.9% 수준인 1만9021세대가 하반기에 집중된다.
이에 따라 부산진구는 지난 7월 국토부에 청약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공식 요청했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8일 부산을 청약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글이 올라와 현재 400여 명이 동참하고 있다.
경남 역시 지난 3일 국토부에 ‘미분양 주택 지속 증가에 따른 건의’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 공공주택 사업의 공급 시기를 연기하고 사업 규모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6월 말 기준 경남의 미분양은 전국의 24%인 1만4896호로 집계됐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각종 대출 규제 등으로 지역 부동산 시장이 ‘거래 절벽’을 맞은 가운데 공급량이 늘면 미분양에 따른 부담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 청약 조정대상지역 해제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매우 높은 상태”라고 밝혔다.
민건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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