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자동차 화재사고와 관련 피해 차주가 ‘주행 테스트’를 통한 원인 규명을 촉구하고 나선 데 이어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자유한국당 홍철호 의원이 ‘엔진 결함’ 은폐 의혹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16일 BMW 피해자 모임과 이들의 법률대리인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바른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재 원인 규명 시험과 관련해 요청사항 5개를 발표했다.

이날 피해자 모임 측은 “차량에 적용된 수만 가지의 소프트웨어를 확인하고 연말까지 원인 규명을 마치겠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며 주행시험을 통한 화재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원인 규명을 위해 ▷520d 차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시행 ▷120d 차량 정지상태에서 에어컨 가동시 화재 발생 여부 시뮬레이션 테스트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화재 원인 불명 차량 분석 의뢰 ▷유럽 520d 차량의 EGR모듈과 국내 EGR모듈 비교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국토교통부의 시험 계획 공개 등 5개 항의 요구안을 제시했다. 기자회견 직후 이들은 공개요청서를 국무총리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전달하고, 오는 22일까지 수용 여부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9일 피해자모임 회원 21명은 BMW코리아와 BMW 독일 본사를 포함,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등 법인과 관계자 총 8명을 자동차관리법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어 17일에는 하랄트 크뤼거 BMW 독일 본사 최고경영자(CEO), 요헨 프라이 BMW 독일 본사 홍보담당임원, BMW 코리아 임원 등 3명에 대해 같은 혐의를 적용, 고소하기로 했다.

이날 홍철호 의원은 지난달 27일 BMW측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배기가스재순환장치 제작결함시정계획’을 근거로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뿐만 아니라 엔진구조 자체에도 결함이 있다고 명시돼 있음에도, 이를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 의원은 “국토교통부는 보고받은 BMW 화재원인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명명백백히 국민들에게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의 주장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문서 내용은 법령상 자동차 구조 및 장치 분류로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가 원동기(엔진)에 포함된다는 의미일 뿐 BMW가 원동기(엔진) 자체 결함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며 “각계 전문가, 언론 등이 제기하는 원인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BMW코리아는 리콜대상차량 10만6000대 가운데 9만1000대가 안전진단을 완료했고 9700대가 예약 대기중이며 나머지 5000여 대에 대해서는 진단을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