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냉면 가격이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남북 정상회담에 따른 ‘평양냉면 열풍’이 불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고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과 7월 냉면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4.5%, 4.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월은 2012년 3월 5.3% 오른 이후 가장 많이 오른 달로 기록됐다. 지난해까지 2%대 증가율을 보인 냉면 가격은 올해 2월과 3월 각각 3.2%, 3.6% 오르며 3%대 상승률에 진입했다. 그러다가 4월(4.2%)부터 넉 달 연속 4%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냉면 가격이 급격히 오른 이유로는 일단 올해 4월 남북 정상회담에 따른 냉면 인기 상승을 꼽을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27일 회담에서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편한 맘으로, 평양냉면, 멀리서 온, 아 멀다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 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전국 평양냉면집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냉면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재료의 가격 상승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기록적인 폭염으로 면을 뽑는 데 사용하는 메밀, 감자, 고구마 등은 물론 고명으로 올리는 무 가격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고구마는 이날 기준 ㎏당 6419원으로 평년보다 18% 올랐고 감자는 100g당 306원으로 33%, 무는 개당 3689원으로 91%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7월 기준 냉면 가격 상승률은 인천(7.3%)과 서울(6.3%)에 이어 충북(5.9%), 부산(5.8%), 충남(5.6%), 광주(5.2%), 울산(5.2%), 전남(4.6%) 등이 뒤를 이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