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지난 5일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일 정상 출근하는 등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이틀간의 주말 휴식을 마치고 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사무실로 출근해 집무를 시작한다고 7일 밝혔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5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온 뒤 롯데월드타워에서 황각규 부회장 등 주요 임원들과 만났고, 주말에는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있는 롯데그룹 영빈관에서 휴식을 취했다.

신 회장은 8일 출근과 동시에 회의를 열어 황 부회장과 4개(식품·호텔·유통·화학) 사업부문(BU) 부회장단으로부터 경영 현안을 보고받는다. 황 부회장 등은 신 회장이 구속 수감된 지난 8개월 동안 롯데의 비상경영체제를 책임져 왔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현안 보고에서는 총수 부재로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던 그룹 차원의 각종 투자 계획 등이 안건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했다.

8일 이후 신 회장은 4조 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 결정과 동남아시아 유통 및 제과 업체 인수 등을 우선 챙길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 롯데마트 매각 작업 등 해외 사업도 재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그룹 개혁안도 검토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과 일본 롯데를 공동 경영해 온 신 회장은 조만간 일본을 찾아 현지 경영진도 다독인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자진 사임했으나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이자, 한국 롯데 일부 계열사의 지주회사다. 한일 롯데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회사로 평가받는다. 아울러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에 거주하는 부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을 조만간 찾아가 인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참여연대는 7일 논평에서 신 회장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와 관련해 “범죄는 인정하나 처벌을 할 수 없다는 전형적인 재벌 봐주기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