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상의 전국 2200곳 조사
- 부산 85 울산 77… 전국 평균 75
- 업종은 車·부품 기계 조선 최악

경남지역 제조업체의 올해 4분기 경기전망이 전국에서 가장 비관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지역 제조업 경기 전망이 전국에서 가장 비관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2015년 파산하며 5000명이 실직한 경남 통영 신아 SB 폐조선소. 연합뉴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제조업체 2200곳을 대상으로 ‘2018년 4분기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경남에 본사를 둔 업체의 BSI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60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경남지역 제조업체의 BSI가 60선을 기록한 것은 대한상의가 전국의 BSI를 16개 시·도별로 나눠 집계한 2016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 3분기(75)와 비교하면 15포인트나 급락했다. 2200개 업체의 BSI는 75였다. BSI가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의 경기를 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전국의 경기전망이 여전히 비관적인 수준인데, 경남 업체들은 이보다 더 심하다는 의미”라며 “특히 올해 상반기 회복세를 보였던 체감경기가 하반기 들어 다시 위축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남의 BSI는 지난해 4분기 73에서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77과 86으로 올랐으나 이번에 급격하게 떨어졌다.

부산(85)과 울산(77) 제조업체들의 올해 4분기 경기전망은 경남이나 전국보다 높았으나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 3분기(부산 83, 울산 76)와 비교해도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지는 못했다.

업종별 BSI도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 집중된 산업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기류가 훨씬 강했다. 대한상의가 조사 대상으로 삼은 국내 주력 산업 중 올해 4분기 BSI가 가장 낮게 나온 것은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66)이었다. 기계(69)와 철강(70) 조선·부품(70) 정유·석화(74) 섬유·의류(74) 역시 최하위권에 속했다. 기준치를 상회한 업종은 한류 산업을 이끄는 화장품(108)과 의료정밀기기(102) 2개에 불과했다.

대한상의 김문태 경제정책팀장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내수침체 장기화 우려 등으로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며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규제 혁파를 통한 신산업 육성 등 근본적인 처방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조사 대상 2200개 업체의 62%는 ‘연초에 세운 영업이익 목표치의 달성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초과 달성할 것 같다’는 응답은 1.9%에 불과했다. ‘목표치 미달’을 예상한 기업은 그 이유(복수응답)로 ‘내수시장 둔화’(79.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고용환경 변화(36.6%) ▷미중 무역 분쟁(13.2%) ▷환율 변동성 확대(12.6%) ▷기업 관련 정부 규제(12.5%) 등 순이었다.

최근 우리 경제의 흐름과 관련해서는 72.5%가 ‘중장기 하향세에 있다’고 답했다. ‘일시적 경기 부진’ 응답 비율은 20.9%, ‘회복세 지속 또는 전환기’는 6.6%에 그쳤다.

대한상의 자문위원인 연세대 조성훈(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단기 처방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기업 관련 규제를 대대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