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은행, 전국 27곳 설치 확대
- 기업은행, 원격상담 기능 특화
- 부산은행, 번화가에 확충 계획

은행권이 자동화기기(CD·ATM)보다 기능이 향상된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 설치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ATM에서 가능했던 입·출금, 계좌이체 외에도 화상상담을 기반으로 금융 소비자들은 더욱 다양한 업무를 볼 수 있다.

15일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은행 본점 1층에 설치된 스마트ATM을 이용해 고객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BNK금융그룹 제공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이 운영하는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지난 6월 말 기준 )는 87개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이 47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신한은행(24개), BNK부산은행(7개), KB국민은행(4개), DGB대구은행(4개), Sh수협은행(1개) 등 순으로 나타났다. 고기능 자동화기기는 은행 창구업무의 대부분을 처리할 수 있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은 지난 7월 도입한 디지털 무인채널 ‘스마트 텔러 머신(Smart Teller Machine·STM)’ 설치 장소를 27곳으로 확대한다. STM은 기존 자동화기기를 업그레이드했다. 신분증 스캔, 손바닥 정맥 인증, 화상상담 등을 통해 체크카드 발급, 보안카드 및 일회용 비밀번호생성기(OTP) 발급, 통장 재발급 및 비밀번호 변경 등 기존에는 영업점 창구에서 가능했던 업무도 고객이 직접 처리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서울 여의도 본점 영업부를 비롯해 가산디지털종합금융센터, 강남역종합금융센터 등에서 STM을 시범 운영해왔다. 최근에는 STM 설치 장소를 서울 15곳, 경기 7곳, 인천 2곳, 대전·광주, 충청 각 1곳 등 총 27곳으로 확대했다. 또 국민은행은 기존 이동점포에도 STM을 설치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이동점포에는 자동화기기만 설치돼 있으나 STM을 추가해 지점 공사 등으로 인한 임시 운영, 군부대 및 대학교 등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기업은행도 디지털 무인채널인 ‘디지털 비디오 텔러 머신(VTM)’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VTM은 화상상담에 특화된 무인 자동화기기로 기업은행은 고객들이 일반창구 업무의 90% 가량을 VTM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VTM은 셀프뱅킹·바이오인증·화상상담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기기다. 또 고객의 정맥 등 바이오정보의 등록·인증·삭제 업무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부산은행은 지난 1월 부산 해운대 씨클라우드호텔 1층에 디지털뱅크 해운대비치점의 문을 열었다. 디지털뱅크는 스마트ATM과 태블릿 PC를 이용해 대출, 예금 등 각종 금융서비스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스마트ATM은 화상카메라, 지정맥 등록기, 신분증 스캐너, 카드발급기, 통장발급기 등이 탑재된 기기로 은행 창구에서만 가능했던 업무의 85%를 처리할 수 있다. 평일 야간은 물론 주말에도 입출금과 계좌이체, 공과금 납부 등 기본적인 업무는 물론 통장개설과 예·적금 신규가입, 인터넷·스마트 뱅킹 신청, 카드발급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부산은행은 젊은 층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스마트ATM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현금 사용이 줄어들고 가격 규제 등의 이유로 은행의 ATM을 통한 수수료 수입이 감소해 기존 ATM을 줄이는 추세이지만, ‘무인 점포’ 개념인 고성능 자동화기기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