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중 연고점 대비 22% 하락
- 증권업계 “2000선 사수” 전망

올해 상반기 거침없이 질주했던 코스피가 이달 들어 본격화된 미국발 악재 탓에 21개월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셀코리아’ 기류가 확산되면서 자칫 2000선마저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2000선 붕괴’ 가능성을 비교적 낮게 보고 있지만, ‘약세장’에 접어든 코스피의 흐름 등을 고려할 때 결코 장담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28포인트(1.63%) 하락한 2063.30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월 10일(종가 2045.12) 이후 최저치다. 장중에는 2033.81까지 내려가며 지난해 1월 11일(장중 2047.56) 이후 처음으로 205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더욱이 이날 장중 저점(2033.81)은 지난 1월 29일 기록했던 코스피 역대 최고치(장중 2607.10)보다 21.99%(573.29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약세장’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증시가 최고점 대비 20% 이상 내려가면 ‘베어마켓(bear market·거래가 부진한 약세장)’으로 분류된다. 25일 코스닥지수도 12.46포인트(1.78%) 하락한 686.84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10월 26일(686.61) 이후 종가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증시 쇼크’의 심각성이 과거보다 더 큰 것은 주식시장의 큰손인 외국인이 매도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3조6142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올해 1월 2일부터 10월 25일까지의 외국인 순매도액(5조6477억 원) 중 64%를 차지하는 규모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각각 2조4406억 원과 9418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속수무책으로 추락 중인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까지 내려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상당수의 증권사는 일단 선을 긋는 분위기다. 삼성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다음 달 말 G20 정상회의 등에서 미중 간 무역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면 증시가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며 “‘2000선 붕괴’ 우려는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