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대책에도 투매… 30조 증발
- 코스닥도 5% 넘게 수직낙하
코스피가 29일 ‘마지막 저항선’이라는 2000선마저 무너지면서 급락했다. 속수무책으로 추락 중인 국내 증시를 둘러싼 공포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 |  |
| 코스피가 29일 닷새째 하락하면서 31.10포인트(1.53%) 내린 1996.05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33.37포인트(5.03%) 내린 629.70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
금융당국은 뒤늦게 자본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았으나 주식시장의 추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그간 ‘증시 쇼크’ 사태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온 정부를 향한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10포인트(1.53%) 하락한 1996.05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000선 아래에서 마감된 것은 2016년 12월 7일(종가 1991.89) 이후 22개월 만이다. 장중에는 1993.77까지 떨어지며 5거래일 연속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시가 총액은 30조 원가량 사라졌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미국 증시의 급락세가 국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1606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도 ‘증시 공포감’에 휩싸여 4874억 원이나 팔아치웠다. 이날 코스닥지수 역시 33.37포인트(5.03%) 급락한 629.70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의 ‘2000선 붕괴’는 국내 증시가 각종 처방마저 먹히지 않는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이 갈수록 속도나 규모가 더 커지는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 현상이 이를 증명한다. 외국인의 순매도 행렬은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투자정보팀장은 “미국발 악재의 장기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코스피가 다음 달 185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이날 국내 증시가 금융당국의 관련 대책 발표에도 곤두박질쳤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증권 관련 민간기관을 중심으로 5000억 원을 조성해 다음 달부터 주식시장에 투입한다”고 말했다.
금융위 발표 직후 코스피는 잠시 상승세로 전환됐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급격하게 추락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