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불법 복제 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번 검거에는 스마트폰의 사용 패턴이 담긴 빅데이터가 활용됐다.

6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SK텔레콤과 공조해 스마트폰을 불법 복제한 후 국내·외에 몰래 유통하고 소액대출 범죄에 활용한 혐의(사기, 전파법 위반 등)로 총책, 개통책, 장물업자 등 20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2015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소액 대출을 미끼로 노인, 신용불량자, 기초생활수급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 2500여 명의 명의를 이용해 ‘최신 스마트폰’ 5235대를 개통했다. 이후 개통된 ‘최신 스마트폰’의 인식번호(IMEI)를 별도의 ‘구형 스마트폰’에 복제하고 공 기계가 된 ‘최신 스마트폰’을 판매·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SK텔레콤 직원이 스마트폰 복제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실시간 검출(Sensing) 시스템’을 시연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이렇게 되면 사회적 약자들은 ‘최신 스마트폰’을 실제로 구입하지 않았지만 명의 도용 이후에 구입 대금을 물게 됐고 이번에 적발된 불법 복제 조직이 ‘최신 스마트폰’의 불법 판매 수익을 갖게 되는 방식으로 범죄가 이뤄졌다. 이들은 범죄 수익으로 58억 원가량을 챙겼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범죄가 잇따르자 지난해 9월 서울경찰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스마트폰 복제 여부를 실시간 판단할 수 있는 ‘실시간 검출(Sensing) 시스템’을 개발했다. ‘실시간 검출 시스템’이란 매월 발생하는 약 500만 개의 스마트폰 이용 패턴 데이터를 서버와 연동·분석해 불법 복제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별하는 기술이다. 인식번호(IMEI)가 붙여진 ‘구형 스마트폰’은 실제로 거의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되는 ‘최신 스마트폰’과는 사용 패턴이 급격하게 다르다고 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부터 서울경찰청에 스마트폰 불법 복제가 의심되는 회선 데이터를 한 달에 두 번 제공해 인식번호(IMEI) 복제 단말기를 1158대 찾아냈다. SK텔레콤 문갑인 스마트디바이스그룹장은 “SK텔레콤이 개발한 복제 단말 센싱 시스템이 불법 복제 단말 유통의 근절과 사회적 약자의 신용불량 피해를 막는데 일조했다”며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 사회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에 적극적으로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