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 태양광을 이용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 (제공 : LG그룹 공식 블로그)

에너지 공급 효율화 등을 위해 정부가 도입한 ‘신·재생 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가 국민의 전기료 납부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5일 발간한 ‘RPS의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신·재생 에너지의 공급 의무 대상자가 소수 발전 공기업에 한정돼 있어 국민에게 전가되는 비용 부담이 지속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RPS는 국제유가 변동 등 에너지 여건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환경 친화적인 신·재생 에너지의 보급 확대를 위해 정부가 2012년 도입한 제도다. 정부는 일정 규모 이상의 설비를 보유한 발전 사업자(공급 의무자)에게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한 공급 의무 발전량을 할당한 뒤 목표 공급량을 달성케 하는 방식으로 이 제도를 운영한다. 특히 한국전력공사(한전)는 공급 의무자에게 이행 비용을 사후 정산해준다. 올해 현재 공급 의무자 수는 한전의 발전 자회사 6곳을 포함해 총 21개사다.

하지만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올해 이들 21개사가 할당받은 전체 의무 발전량 중 80%는 한전의 발전 자회사 6개사가 부여받았다. 이들 6개사는 한국수력원자력·한국서부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남동발전·한국동서발전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한전이 공급 의무자에게 이행 비용을 정산해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산에 따른 한전의) 비용 부담은 전기요금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최종 전력 소비자인 국민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회입법조사처는 민간 부문의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소수 공기업에게만 의무를 부과하고 그 비용을 한전이 보전해주는 방식은 국민 부담을 지속적으로 야기할 수 있다”며 “에너지 다소비 기업 및 탄소 다량 배출 기업 등 민간 사업자가 직접 신·재생 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