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고 단단한 회사로 거듭날 것
- 직원 복지·보상도 점진적 인상”
- 일본 WTO 제소엔 “괜한 몽니”

- 거제·통영·고성, 행정협의회
- 합동 채용박람회 등 상생 모색

채권단 감독 아래 자구노력을 기울이는 대우조선해양이 규모보다는 내실을 기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 정성립(가운데) 사장이 15일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사옥에서 열린 CEO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은 15일 서울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연 매출 7조, 8조 원 규모의 ‘작고 단단한 회사’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생산의 안정에 힘입어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재무적으로 많이 튼튼해졌다”며 “모든 임직원은 초심을 잃지 않고 지난 3년간의 노력을 밑거름 삼아 작지만 탄탄한 회사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어 “회사가 외견상으로 정상화됐지만 내용면에서는 인적자원 역량이 많이 무너졌다. 인적자원 역량이 지속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소에 걸맞게 복원돼야 정상화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에 따라 연말까지 추가 인원을 감축해야 하지만 정 사장은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자구안을 작성할 때였던 2016년에는 올해 매출액은 7조5000억 원, 내년은 4조5000억 원으로 예상했는데 올해 매출액은 9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도록 채권단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히려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많은 인재가 빠져나갔다. 현재 직원들 사기는 바닥 수준이다. 급여 수준이 가장 높았던 시점에 비해 30% 깎였다.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보상과 복지를 점진적으로 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사장이 이날 밝힌 ‘작고 단단한 회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되 저가 수주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고 연 매출을 올렸던 15조 원의 절반인 7조, 8조 원으로 매출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채권단의 지원 결정에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것을 두고 “일본의 괜한 몽니”라고 맞받았다.

대우조선해양의 1∼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액 6조7792억 원, 영업이익 7050억 원, 당기순이익 1086억 원이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1770억 원을 거둬 세 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또한 4년 만에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하기로 하는 등 경영 호전이 뚜렷하다.

한편 경남 거제·통영시, 고성군이 이날 대우조선해양 정 사장의 발표에 화답이라도 하듯 ‘고용 위기’를 극복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행정협의회를 열었다. 거제시 등 3개 시·군은 고성군청에서 행정협의회 실무간담회를 열고 공동발전 방안 및 상생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다음 달 중으로 3개 시·군 단체장이 ‘거제 통영 고성 3개 시군 행정협의회’를 발족하고 업무 협약을 체결한다. 이들은 산업구조가 비슷한 특성을 고려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합동 채용박람회를 열고, 제조업 활성화 범시민대책기구를 운영할 계획이다. 정부 공모도 3개 시·군이 공동 발굴한 사업으로 응모하기로 했다.

3개 시군 행정협의회 관계자는 “동일한 산업구조와 생활권을 가진 지자체끼리 힘을 합치는 것이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상생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박현철 정옥재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