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정기감사 연달아 받아
- 재신임 두 달 만에 결국 백기
- 벡스코, 사장공모 절차 돌입

지난 9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재신임받았던 벡스코 함정오(사진) 대표이사가 결국 사임했다. 벡스코는 최대한 빨리 사장 공모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벡스코는 16일 오후 2018년도 제2차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함 대표이사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함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에 벡스코 측은 새롭게 출범한 민선 7기 시정에 맞춰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 대표는 2016년 4월 3년 임기로 취임해 임기 만료를 4개월가량 남겼다. 특히 지난 7월 출범과 함께 민선 7기가 시 산하 공기업, 출자·출연기관과 함께 벡스코에 대해서도 임원 교체 의사를 공공연히 밝혔다. 하지만 주식회사 체제인 벡스코 임원이 시에 사표를 제출하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난 9월 열린 주총에서 함 대표와 윤희로 마케팅본부장, 김기천 감사, 박종문 경영본부장 등 임원 4명 전원이 사표를 제출하고 주주의 재신임 여부로 물갈이 폭을 결정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이때 함 대표와 윤 마케팅본부장은 재신임받으며 유임이 결정됐다. 김 감사와 박 본부장은 옷을 벗었다.

‘기사회생’한 것으로 보였던 함 대표가 재신임 두 달 만에 결국 백기를 든 것으로 분석된다. 함 대표가 재신임 후에도 안팎으로 사임 압박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벡스코는 최근 부산시의 특별감사와 정기감사 등을 연달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벡스코는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해 후임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공모 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주 초부터 2주간 사장 후보자 모집 공고에 나선 뒤 사장추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다음 달 20일 이내에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새로운 대표를 선임할 계획을 세웠다.

코트라 출신이 벡스코 사장으로 오는 관행이 이번에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오거돈 부산시장의 선거캠프 관계자들이 내정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와 시의 낙하산 인사가 되풀이될지도 관심거리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이갑준 부산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과 이응주 동명대 부총장, 김종춘 코트라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이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됐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