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민·구의회는 공론화위 요구
- 부산시, 주민 시설 확충 검토
- 2021년 준공계획 차질 빚을 듯

도심 속 초역세권에 있어 모범적 행복주택 사례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시청 앞 행복주택’이 이달 말 착공에 들어선다. 다만 아직 지역주민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본격적인 공사 시작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이달 말 시청 앞 행복주택에 대한 착공 신고를 받고 내년 3월 본격적인 부지 조성공사에 들어간다고 9일 밝혔다. 시는 신고 후 부지 관리를 위해 행복주택 부지 주변에 펜스 등을 설치하도록 할 예정이다.

애초 시청 앞 행복주택은 지난 10월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보상 문제와 지역 주민과의 협의 문제 등으로 지연됐다. 현재 시청 앞 행복주택 공사를 위한 토지 보상은 98% 완료됐다.

행복주택은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대학생 등 주택 구매가 어려운 계층에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공임대아파트를 공급한다는 목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직장이나 학교와 가까운 곳에 짓는다. 하지만 이런 취지와 달리 기존 행복주택은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도심 외곽에 주로 지어졌다. 이 때문에 부산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 바로 앞에 지어지는 시청 앞 행복주택은 행복주택의 모범 사례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시청 앞 행복주택은 2016년 2월 사업이 시작됐다. 이후 지난 10월 공사를 시작해 2021년 공사를 마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역주민과 입장 차이가 있어 준공 시기도 미뤄질 확률이 높다. 만약 행복주택사업이 전면 재검토되면 손실보상금으로 279억 원의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지역주민은 시청 앞 행복주택 사업을 중단할 것과 연제구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체육공원 문화체육복합시설 등이 건립되도록 사업추진 방향을 전환할 것,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공론화 위원회를 구성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10일 오후 연제구의회 의원과 주민 100여 명은 시청 앞 행복주택 부지에서 집회를 열고 결의문을 낭독한 뒤 시청으로 이동해 결의문을 시장실에 전달할 예정이다. 연제구의회 박종욱 의장은 “처음 행복주택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구민의 의견을 물은 적이 없다. 일단 사업을 중단하고 공론화위원회를 열어 주민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청 앞 행복주택은 2948억 원을 투입해 지하 4층 지상 37층 1800세대 규모로 건립된다. 또 지역편의시설로 국공립어린이집 공동육아시설 주민체육시설 건강관리센터가 들어선다. 시 관계자는 “행복주택 편의시설에 주민이 원하는 시설을 반영하는 등 지역주민의 공감과 협력을 얻을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