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스코(BEXCO) 새 대표이사 공모에 역대 최대 인원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출신 내정설에 대한 반대 여론이 힘을 얻으면서 응모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벡스코는 10일 대표이사 공모에 원서를 접수한 응모자는 총 9명이라고 밝혔다. 2001년 설립 이후 이때까지 대표이사 공모에 4, 5명이 응모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달 21일부터 약 2주간 공모를 진행한 결과,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 늦게 대부분의 지원자가 급히 원서를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컨벤션뷰로 전 간부, 코트라 부사장, 벡스코 노조위원장 출신 등이 원서를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 오거돈 부산시장의 캠프 출신 대학 교수와 부산상의 출신도 물망에 올랐으나 접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 공모가 시작되기 전부터 내정설이 돌고 코트라 부사장이 사장으로 오던 지금까지의 관행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서 새로운 인물이 대거 응모한 것으로 분석된다. 벡스코 관계자는 “공모 접수 결과는 사장추천위원회가 열릴 때까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후보군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면서 벡스코도 본격적으로 사장 인선 작업에 착수한다. 사장추천위원회는 오는 18일 오전 서류 심사와 면접으로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같은 날 오후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대표이사를 결정한다. 벡스코는 지난달 16일 함정오 대표가 임기를 4개월 정도 남긴 채 사퇴하면서 새 대표이사 공모에 들어갔다. 함 전 사장은 새로 출범한 민선 7기 시정 개혁에 맞춰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벡스코 사장 자리는 정해수 초대 사장부터 4대 함 전 사장까지 코트라 부사장 출신 몫이었다. 이 때문에 코트라 출신이 사장으로 오는 관행이 이번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벡스코의 지분 구조는 부산시 42.5%, 코트라 26%, 현대건설 31.5%다. 그동안 벡스코의 감사와 경영본부장 자리는 주로 부산시 출신이, 사장은 코트라 출신이 맡아왔다.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