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부적으로 회의론 고개 들어
- 최근 주요 인수 후보서도 빠져

- 개별 판매 땐 분위기 바뀔 수도

롯데그룹이 진행 중인 카드 손해보험 캐피탈의 매각과 관련해 애초 주요 인수 주체로 거론된 BNK금융이 주요 후보자에게 보내는 IM(Information Memorandum)을 받지 못한 사실이 알려져 BNK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일 금융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롯데그룹은 최근 이들 3사의 주요 현황을 담은 IM을 배포했다.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는 한화그룹 KB금융지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이 IM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NK금융은 이를 받지 못했다.

초기와 달리 최근 BNK금융 내에서도 인수에 회의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BNK금융은 지난해 김지완 회장이 취임한 후 비은행 부문 강화를 줄곧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롯데지주가 카드사와 손해보험사 매각 방침을 발표한 후 김 회장은 실무적 검토를 지시하기도 했다. BNK금융은 계열사로 카드사와 손해보험사를 두고 있지 않아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최근 카드사와 손해보험사에 캐피탈까지 매각하는 방침을 내놓았고 3사를 ‘패키지’로 매각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의론이 고개를 들었다.

2개사만 해도 매각 금액은 1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캐피탈까지 추가하면 업계는 매각 금액을 2조 원으로 본다.

각각 1700명에 달하는 카드사와 손해보험사의 임직원 수도 BNK금융으로서는 부담이다. 고용 승계든 구조조정이든 어느 쪽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다. 롯데캐피탈의 임직원 수는 400여 명이다.

게다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사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환경도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서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원칙적인 선에서 인수를 검토하는 중이다. 계열사 중 손해보험사가 없어 손보 쪽에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아직 검토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여러 면에서 인수전에 뛰어들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의 생각과 달리 인수 주체들이 패키지 매각에 응하지 않아 개별 매각으로 변경된다면 BNK금융의 분위기도 바뀔 수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11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그룹 내 금융계열사 중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밝혔다.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한 롯데는 지주사 체제를 완전히 갖추기 위해서는 지주사 설립 2년 이내에 금융 계열사들을 정리해야 한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