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글로벌 IT·반도체 대기업들이 높은 기술력을 갖춘 엔지니어 유출을 막기 위해 각종 유인책을 쓰고 있다. 숙련된 엔지니어가 퇴사해 경쟁사로 이직하면 큰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회사 충성도가 높은 직원에게 이같이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회사 결속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김기남(가운데) 대표이사 부회장과 ‘삼성명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2일 ‘삼성명장’ 제도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삼성명장’이란 기술 전문성과 노하우가 특히 요구되는 제조기술 금형 계측 설비 품질 분야에서 최소 20년 이상 근무하면서 장인 수준의 숙련도와 노하우를 겸비한 직원을 최고 전문가로 인증하는 제도라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최고 수준의 전문 역량과 고도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꾸준히 후배를 양성했으며 경영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이날 경기 수원의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생활가전사업부 이철(54·제조) 이종원(57·금형) 박상훈(51·계측) 홍성복(51·설비) 씨가 삼성전자로부터 인증장을 받았다. 이들은 회사 내에서 ‘명장’으로 불리게 된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삼성명장은 본인에게 영예일 뿐만 아니라 동료와 후배들에게는 롤 모델로서 제조 분야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제도다. 삼성명장이 지속해서 현장의 혁신 활동을 주도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달리 정년이 끝나는 직원을 평가해 계속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SK하이닉스는 뛰어난 기술을 보유한 엔지니어에게는 정년에 관계없이 일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성을 갖춘 우수한 엔지니어는 정년 후에도 활발하게 연구개발 제조 분석 등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이 제도 도입으로 오랫동안 회사 성장에 기여한 우수한 기술인력이 정년을 넘어서도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돼 개인은 물론 회사의 기술 역량 또한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SK하이닉스 HR담당 유만석 전무는 “숙련된 인력 수요는 지속해서 늘고 있다”며 “새 제도는 내년 정년 대상자부터 시행한다”고 말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