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중견 조선기자재업체가 대규모 공개 채용에 나선다. 조선 경기가 회복될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선보그룹은 ▷선보공업㈜ ▷선보유니텍㈜ ▷선보엔젤파트너스㈜가 14일부터 50명 규모의 상반기 신입·경력사원 공채를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5년 만에 이뤄지는 이번 공채는 조선산업이 불황에 접어든 후 최대 규모다.

선보공업과 선보유니텍은 관련 기술력 및 생산 능력에서 세계 1위로 손꼽히는 모듈 유닛(MODULE UNIT) 전문 생산기업이다. 선보엔젤파트너스㈜는 기술 기반 창업을 바탕으로 해외 중견기업과 국내 중견기업의 기술 결합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채용은 우수 인력을 채용해 차세대 기술력을 확보하고 수주 프로젝트 효율성 개선과 함께 신성장 동력인 친환경 및 고부가가치 선박 부문의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것이다. 선보엔젤파트너스㈜는 투자 심사와 사업 기획 등 해외 사업 발굴에 역량을 집중한다.

지난해 선박평형수 처리 장치 부문에서 미국 USCG(해안경비대) 형식 승인을 받은 파나시아 역시 지난해 80명 규모로 채용한 데 이어 올해 70명 이상의 채용 계획을 잡고 있다. 오는 9월 전 세계 선박에 선박평형수 처리 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함에 따라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에 나선다. 파나시아 관계자는 “2016, 2017년 인력 감축의 아픔을 딛고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며 “올해부터 시작해 내년 본격적인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역 조선기자재 업계를 대표하는 두 회사가 대규모 채용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조선 경기 회복의 신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불황기 대대적인 구조 조정으로 상당수의 기술 인력이 다른 산업군으로 흡수됐다는 점은 인력 충원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역 조선기자재업계 관계자는 “아직 업계 전반으로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는 않지만, 조만간 규모가 작은 업체도 채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설계 부문 등 기술 인력이 부족하다는 호소가 나와 특정 분야의 일자리 미스 매칭 현상이 일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