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부산지역 유통 경기 전망이 크게 나빠졌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6일 유통업체 147개사를 대상으로 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가 77로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고 밝혔다. 지수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고 100 이상이면 긍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지난해 1분기보다 무려 18포인트, 직전 분기보다는 2포인트 하락했다. 업태별로는 백화점(78) 대형마트(86) 슈퍼마켓(74) 편의점(66) 등 모든 업태에서 큰 우려를 표했다. 2월 설 명절 특수를 앞두고 있음에도 소비심리 위축에다 최저임금 인상, 임대료 상승 등 고정비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업체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업체는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으로 ‘소비심리 위축(51.7%)’을 들었다. 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28.6%), 경쟁 심화(15.0%), 규제(2.0%) 등이 뒤를 이었다.

제조업체 18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1분기 경기전망지수(BSI)는 91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84)보다는 다소 나아졌다. 제조업종별로는 섬유(70) 조립금속(80) 자동차부품(68) 분야에서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이에 반해 신발(120) 화학고무(111) 조선기자재(109) 등의 업종에서는 글로벌 수요 증가와 업황 회복에 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사 대상 업체 중 46%는 ‘내수 침체 장기화’를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이어 고용환경 변화(30.8%), 금리 인상(9.8%), 규제(7.1%) 등 순이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지역 제조업과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가 수년째 기준치를 넘지 못하는 등 불황의 골이 깊지만 이를 타개할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과감한 규제 개혁과 맞춤형 정책 지원으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