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주당 1~17시간 취업자

- 작년 10만200명 역대 최대

- ‘최저임금에 주휴시간 포함’

- 법 개정으로 올해 더 늘 듯

부산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40대 업주 김모 씨. 그는 지난해 말 직원 수를 한 명에서 세 명으로 늘린 대신 이들의 주당 근로시간을 12시간씩으로  줄였다. 이전에는 직원 한 명의 주당 근로시간이 36시간이었다.

김 씨가 소위 ‘알바 쪼개기’에 나선 것은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기 위해서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일주일에 15시간 넘게 일한 직원에게 하루 치 일당(주휴수당)을 더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올해부터 최저임금 산정 기준 시간에 주휴시간이 포함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김 씨는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른 상황에서 주휴수당까지 지급하다 보니 가게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생겼다”며 “편법이나 꼼수로 비칠 수 있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지역 경기 침체 여파로 주당 근로시간이 17시간을 넘지 않는 부산의 ‘초단기 근로자’가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신문이 20일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부산의 지난해 전체 취업자 수를 근로시간별로 분석한 결과 ‘주당 1~17시간’ 취업자 수는 2017년(9만 명)보다 1만200명 증가한 10만200명으로 집계됐다. 부산의 해당 취업자 수가 연간 기준 10만 명을 넘은 것은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89년 이후 처음이다. 2년 전인 2016년(8만5900명)과 비교하면 1만4300명이나 늘었다.

부산의 ‘주당 18~35시간’ 취업자 수도 2017년 19만9000명에서 지난해 23만2300명으로 3만3300명 증가했다. 주당 17시간 미만 근로자는 흔히 ‘초단기 근로자’로, 18~35시간 근로자는 ‘단기 근로자’로 분류된다. 반면 지난해 ‘주당 36~52시간’과 ‘주당 53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2017년과 비교해 각각 6000명과 6만7300명 감소했다. 지난해 부산의 전체 취업자 수도 2017년(168만5000명)보다 2만8000명 감소한 165만7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유독 단기 취업자 수가 증가세를 보인 것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자영업자 사이에서 ‘알바 쪼개기’가 성행하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조원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창출팀장은 “올해부터 주휴수당 미지급 업주에 처벌이 강화된 만큼 초단기 근로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현상이 고용의 질을 악화시키거나 사회 초년생의 고용시장 진입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업주가 짧은 시간에 숙련된 일을 할 경력직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